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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8.10 15:57 수정 : 2011.08.12 10:46

낙동강 제1지류 ‘내성천 살리기’ 운동 ‘첫 발’
“내성천 주변 땅 1평씩 사서 강에게 돌려주자”

‘영주 뚝방에서 엄마를 잃어버리고 목젖이 내려 앉을 때까지 울던 그 강변을 지금 아이는 지나고 있습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신음하는 낙동강의 제1지류 내성천을 살리기 위한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이 <한겨레> 누리집에서 10일부터 첫발을 내딛는다. 지율 스님이 앞으로 강의 아름다운 모습과 개발의 위험성을 영상과 사진으로 전할 예정이다. 스님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강행 방침이 나올 때부터 강과 함께 하며 <한겨레>에 ‘강변의 노래’ 시리즈 등으로 고통 받는 강의 모습을 전해온 바 있다.

 내성천은 경북 봉화군 선달산에서 발원해 산과 산 사이를 굽이치며 흘러 하곡에 모래톱이 형성된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하천이다. 우리나라 하천의 전형적인 모습을 간직한 자연유산이기도 하다. 조선시대에 ‘사천(沙川)’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모래가 많은 이 하천은 모래의 자체 수질정화 기능 때문에 낙동강의 수질을 지탱하는 구실을 해왔다. 또한 멸종위기 1급인 흰수마자와 수달을 비롯해 다양한 조류, 어류, 포유류 등을 품은 생태계의 젖줄이기도 하다.

 그러나 ‘생명의 하천’ 내성천은 위기를 맞고 있다. 4대강 사업의 하나로 건설중인 영주댐이 하천 허리를 끊고 완공되는 2014년이면 절반은 수몰되고 나머지 절반은 물이 쉽게 마르는 내로 전락할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내성천 상류에 댐을 짓는 계획이 진행되었다가 주민과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의 반대로 중단되었는데, 4대강 사업을 계기로 다시 하천의 숨통을 죄고 있는 것이다. 주변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로 강의 생명들도 위협을 받게 될 운명이다.

 ‘우리가 강이 되자’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운동은 사유지인 내성천 주변 땅을 1평(1평당 5만원)씩 사서 강에게 돌려주자는 내용이다. 모금을 벌이고 있는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앞서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말까지 1만명을 모집해 확보한 1만평을 기반으로 자연습지를 복원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율 스님도 동참해 힘을 보태고 있다.

 참여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열려있지만 시민이 주체가 되자는 취지에서 단체나 정당의 연대방식을 제한하고 1인 1평에 한해 개인 참여만 받고 있다. 2015년까지 10만 명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2차 목표다.

 지율 스님은 주변의 비난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천성산 터널반대 단식부터 4대강 사업 모니터링까지 속세의 일에 연을 끊지 못하는 심정을 <한겨레>에 보내온 영상을 통해 다음과 같이 전했다.


 “베어지는 버드나무 군락, 파헤쳐지는 모래사장, 사라져가는 흰수마자, 멸종위기의 수달, 고향 마을을 등져야 하는 수몰민들…. 그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기에 어두운 낭하로 걸음을 옮기듯 두려운 마음으로 다시 아픔의 강변에 내려섭니다. 어쩌면 어린 영혼에 깊은 상처가 되었을지도 모를, 어쩌면 어린 영혼에게 빛과 소리가 되었을지도 모를 강 길이기에….”

 참여문의 한국내셔널트러스트 (02)739-3131. 계좌 274-910005-41404(하나은행·예금주 한국내셔널트러스트)

권오성 기자 트위터 @5th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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