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10.14 20:42
수정 : 2011.10.14 22:45
서울시는 2008~2010년 예산 1163억원을 들여 시내 곳곳의 보도에 매끈한 화강석을 깔았다. 이른바 ‘디자인 서울 거리’ 사업이었다. 보기도 좋고 단단해 하이힐을 신은 여성도 편하게 걸을 수 있게 됐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물 한 방울 스며들 틈 없는 화강석 보도는 지난 7월 집중호우 때 ‘도심 홍수’ 피해를 가중시킨 원인으로 지목됐다.
청계천 복원처럼 도시 미관을 중시한 이명박 시장에 이어 취임한 오세훈 전 시장은 눈에 띄는 전시성 사업에 치중하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치수·방재 같은 사안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오 시장은 한강 한가운데 세빛둥둥섬 건설을 추진하면서 ‘파리의 에펠탑’과 같은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6000명이 모일 수 있는 이곳은 불이 나면 소방차도, 구급차도 접근할 수 없는 안전사각지대가 됐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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