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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2.02 13:41 수정 : 2012.02.02 14:33

한동원 나의 점집문화답사기

[매거진 esc] 나의 점집문화답사기

필자는 점집 마니아가 아니다. 마니아는커녕 오히려 기피자에 가깝다. 그런 불신지옥한 자 되어 감히 무엄케도 점집 얘기를 입에 올리고자 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이더냐라고 물으신다면, 이는 물론 ‘시류에 편승하여 대세에 영합한다’는 필자의 평상시 모토를 실천키 위함인바, 업종과 직급과 호봉과 연차와 지역과 학력과 학식과 연령을 초월하여, 심지어는 종교마저도 초월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점집에 내방하고 있다는 작금의 현실 때문이라 답 드리겠다. 그렇다. 필자가 이러한 대세 아이템을 여태껏 방치해왔다는 사실은 직업윤리상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폭거였다. 더불어, 더할 나위 없이 멀쩡하고도 이지적인 비주얼을 구가하는 이면에서 점집에 대한 강력한 호기심을 호시탐탐 보여왔던 편집진의 은밀한 사주가 있었다는 천기를 이 자리에서 누설키는 다소 곤란타만, 아무튼.

혹세무민/주화입마/국격감퇴 등등의 부작용과 진지한 학술탐구생활의 엘레강스적 오류를 피해, 각종 점집들에 대한 초1차원적 체험담을 얄팍편협히 알려드린다는 나아갈 바를 더욱 명확히 하고저, 이제부터 당 칼럼의 작명철학적 배경을 밝혀 드리겠다.

◎ 나의 | 당 칼럼은 ‘너의’도, ‘남의’도, ‘우리의’도, ‘니네들의’도 아닌, ‘나의’ 점집문화 답사기다. 즉, 필자가 방문한 점집에 대한 지엽적이고도 근시안적인 답사기다. 만에 하나 당 칼럼이 너의 점집 문화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깊이 있고도 거시적이고도 포괄적이고도 문화인류학적인 통찰 뭐 이런 걸 하려 들면 그 즉시 가까운 군부대나 파출소에 신고해주시기 바라겠고,

◎ 점집 | 당 칼럼은 오로지 필자가 직접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은 각종 점집들만을 다룬다. 그 이상은 절대 안 다룬다. 다만, 작금 스마트폰의 급격한 보급으로 인하여 점점 더 세를 확장하고 있는 각종 온라인 점집들에 대한 답사도 수행할지 말지에 대해서는 독자 여러분의 반응 봐서 결정.

◎ 문화 | 전세계 영화감별업에 경악과 충격을 안겼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만, 아무튼 창업 이래 4년 연속 펑크 한번 없이 무사고 무짤림 연재라는 금자탑을 세운 <적정관람료>를 연재한 필자의 경력으로 인하여, 당 칼럼에 <점집별 적정 복채>라든가 <장르별 점집 적중률> 등등의 산출을 기대하신다면 부디 접어주시길 당부드린다.

그런 거 하려다가는 취재용 복채 지출이 원고료 수입을 압도적으로 능가해버리는 구조적 재정적자 더블딥이 발생하는데다가, 필자의 주요 관심사는 적중률보다는 점술자가 점술을 시행함에 있어 보여주는 각종 대사 및 테크닉 및 세팅 및 분장 및 의상 및 로케이션 등등등에 있는바,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더 상세히 말씀드리도록 하겠고,

◎ 답사기 | 당 칼럼은 염력기(念力記)도, 투시기(透視記)도, 강신기(降神記)도 아닌, 어디까지나 답사기다. 이는 답사의 범위를 벗어난 얘기는 웬만하면 안 하겠다는 뜻인바,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만, 당 칼럼에 대하여 통사적인/거시적인/포괄적인/입체적인 조망 그런 거 자꾸 기대하시면 필자님 노하신다.

자, 이제 대략 당 칼럼에 대한 감을 잡으셨으리라 믿으오며, 다음회엔 작금 최고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신점(‘신쩜’이라 발음)집에 대한 답사기를 올리고저 하오니 많은 성원과 복채 당부드리면서, 이것으로 대망의 첫회 끝.


한동원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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