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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5.09 17:02 수정 : 2012.05.09 17:02

한동원 나의 점집문화답사기

[매거진 esc] 나의 점집문화답사기
신점편 ⑦ 결론

자, 드디어 오늘로써 감격의 신점편 마지막 회. 지금으로부터 3년 전, 당시 최고 신빨 보유자라 일컬어지던 ○보살은 필자의 중장기 운명 전망에 대해 이러한 취지의 예언을 했더랬다. “올해부터 당장 좋아지진 않고, 2년 뒤부터 풀려. 그리고 4년째부턴 성과가 나기 시작할 거야. 그다음부터는 큰 기복 없이 계속 좋아. 하지만 잊지 마! 항상 사람 조심 말조심 하고 음식은 꼭꼭 씹어 먹고 운운.”

그래서. 필자의 3년은 이 예언대로 흘렀던가. 아니면 그 반대였던가.

솔직하게 말하자. 그러기도 했고 아니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보살의 말마따나 그 뒤 1년 동안 범람하는 웃음 주체 못하여 홀로 방안에서 줄넘기 오천 회 뛰어야 할 만큼 좋은 일은 딱히 없었다. 풀린다던 2년째 이후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딱히 크게 꼬인 일 역시 없었던 것 같다. 그저 하루들이 새벽에 내린 눈처럼 쌓여갔다.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대사 그대로 “내일 또 내일 또 내일… 시간은 하찮은 듯 기어간다”였달까. 하지만 그 시간이 마냥 단조로운 것이었냐 하면 그렇지는 않았다. 그 속에는 분명히 봄볕의 온기도 있었고 질척한 진눈깨비 같은 추위도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게 합쳐진 3년은, 주가변동 추이처럼 그래프로 그려놓고 기울기 평균을 내서 상승/하강 추이를 간단히 판가름 낼 수 있는 그런 종류는 아니었다. ○보살의 예언이 옳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는 말은 그런 의미에서다.

아무튼 이제부터가 그녀가 말한 ‘4년째’의 시작이니 올해를 흥미진진한 심정으로 지켜볼 생각이다. 별다른 ‘성과’ 없이 올해가 지나간다면 ○보살의 신빨에 대한 재신임을 물으셔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보살이 말한 그 ‘성과’라는 게 구체적으로 무슨 성과인지에 대해선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만.

사실 필자는 예언의 적중 여부면 몰라도 내용 자체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이고, 벌어지지 않은 일은 벌어지지 않은 일이다”가 이른바 ‘운명’에 대해 필자가 가진 유일한 입장이다. 뭐, 그렇다 해서 섣부른 점집무용론을 주창하려는 건 아니다. ○보살의 하우스에서 보낸 30분 남짓한 시간은 3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을 만큼 흥미진진한 경험이었다. 대기실 웨딩사진도 그랬거니와, 각종 기선제압술 및 난생처음 보는 사람의 성격과 과거에 대해 얼추 맞아떨어지는 얘기를 읊어주는 퍼포먼스를 관람하는 것도 재밌었다. “아아, 이 드넓은 세상에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적어도 한 사람은 있구나” 하며 닭똥 같은 눈물 쏟아내는 경지까지는 아니었으나, 적어도 잠시나마 현실에서 몸을 빼내 슬쩍 나사를 풀어놓을 수 있었다. 이러한 영적 대일밴드스러운 기능성이야말로 많은 마니아들이 입을 모아 말하듯 점의 무시할 수 없는 기능성 중 하나가 아니겠는가. 물론 ○만원의 복채는 시간 대비 너무 과도하다는 생각에는 여전히 변함없지만서도.

한데 이를 어쩌리오. 다음 회부터 답사 들어갈 사주점집의 복채는 ○보살의 무려 두 배를 호가하고 있으니! (다음 사주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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