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2.16 11:57
수정 : 2012.02.16 11:57
[매거진 esc] 화장품 읽어주는 남자
밥 한술커녕, 물 한모금 편히 마실 여유가 없는 아침 출근길이다. 물론 일찍 일어나면 그만이다. 아는 얘기를 백번 반복하는 건 조언이 아니라 잔소리다. 그래서 잠을 줄이라는 잔소리 대신, 아침을 조금 더 여유롭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보통의 아침 피부 관리. 세안을 하고, 스킨을 바르고, 에센스와 로션, 크림을 바르고 자외선 차단제까지 챙겨 바른다고? 이 단계에서도 벌써 서너 단계를 줄일 수 있다. 먼저 세안. 자는 동안 피지가 샘솟는 타입이 아니고, 밤에 제대로 클렌징을 하고 잤다면 굳이 세안제를 쓰지 않아도 된다. 왜? 집에 먼지가 넘쳐나지 않는 한, 세안제를 써가며 닦아낼 게 없으니까. 조금 올라온 피지 정도는 화장솜에 토너를 묻혀 닦아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영양분을 보충해줄 에센스의 다음에 바르는 보습제는 그 이름이 로션이든, 에멀션이든, 크림이든 간에 하나면 충분하다. 촉촉한 것 하나 만족시키지 못하는 제품은 안 바르는 게 낫다. 지금까지 들어왔던 ‘에멀션을 발라도 건조하면 크림을 바르면 된다’고 했던 화장품 매장 점원의 말은 상술일 뿐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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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얼굴 닦을 때 사용하면 좋은 닥터 브로너스 매직 토너.(사진 왼쪽) 피부가 칙칙해 보이는 남자가 보습제 다음 자외선 차단제 대신 바르면 좋은 랩시리즈 비비 틴티드 모이스처라이저 SPF 35/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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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다음 이어지는 여자들의 파운데이션과 남자들의 비비크림 단계에서는 무엇보다 제품의 양 조절과 발림성이 중요하다. 퍽퍽하게 발린다면 갖고 있는 크림을 조금 섞어 바르면 더 적은 양으로 넓고 고르게 펴 바를 수 있다. 커버력이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어차피 큰 잡티나 뾰루지는 파운데이션을 붙잡고 씨름하는 것보다 컨실러 한번 찍어 바르는 게 더 효과적이니까 큰 차이도 없다. 그리고 남자의 경우, 밤에 자기 전에 면도를 하고 자는 것도 시간을 버는 방법이다. 하루에 자라는 수염의 60%는 오전 8~10시 사이에 다 자라기 때문에 출근 때 크게 텁수룩하거나 지저분해 보이지 않는다.
이쯤 되면, 원래 아침에 이 정도의 피부 관리 안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고 이야기하는 -그래 봐야 보습제의 역할이 가장 클 것 같기는 하지만- 올인원 제품이라도 사용할 것을 권한다. 주름이든 잡티든 뾰루지든, 생기기 전에 관리하는 게 시간도 적게 걸리고, 돈도 덜 드니까. 무슨 말인지는 바르고 달라지는 피부를 보면 절로 알게 될 거다.
황민영 <얼루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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