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11.07 17:40
수정 : 2012.11.0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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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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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디자인 큐레이팅
뉴욕을 거점으로 한 39명의 한국 창작인 단체, 크라우디드
‘창작’은 자기와의 대면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활동이다. 글을 쓰는 사람이 그렇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그러하다. 독창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창작의 특성’ 또한 자기와의 대면에 힘을 싣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창작은 ‘세계와의 소통’이라는 궁극적인 전제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수많은 창작인은 내밀한 자기만의 세계에서 걸어나와 타인들의 삶을 관찰하고 또 사회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렇게 세계와의 소통 지점을 모색한다.
자, 여기 39명의 창작인이 뉴욕이라는 공간을 시작점으로 소통하기 위해 뭉쳤다. 크라우디드(The Crowded)라는 이 단체는 아트, 애니메이션,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39인으로 구성된 비영리 한국인 크리에이티브 단체다. 광고 디자이너부터 그래픽 디자이너, 방송과 교수, 패션 디자이너, 유엑스(UX·User Experience·사용자 경험) 디자이너, 타이틀 시퀀스 디자이너까지 뉴욕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창작인들이 자신들의 스토리를 들고 모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들은 콘퍼런스·워크숍·전시회 등 다양한 이벤트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창작인과의 소통·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의 시작은 2011년 겨울 맨해튼의 어느 금요일 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창작인들은 뉴욕의 한 스튜디오에 모여 밤새도록 이야기꽃을 피웠다. 대화의 주제는 작업 공유, 창작을 통한 소통, 공동작업, 영감 주고받기, 작업에 관한 피드백 등 다양했다. 이후 이 만남은 ‘크라우디드 룸’ 미팅이라 불리며 크라우디드 활동의 초기 기획 미팅으로 자리잡았다. 그러한 미팅이 이어진 결과, 크라우디드는 지난 9월15일 뉴욕 맨해튼 다운타운에서 ‘크라우디드 크리에이티브 콘퍼런스 뉴욕’(The CCC.NY)을 개최하며 대외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뉴욕 아트스쿨 학생 등을 비롯해 창작에 관심 있는 200여명이 참여한 꽤 큰 규모의 행사였다. 이 콘퍼런스에는 뉴욕, 로스앤젤레스, 보스턴에서 활약하는 16명의 크라우디드 구성원들이 작업활동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였다. 또한 크라우디드 구성원들의 작업 및 자유로운 에세이를 담은 <크라우디드 매거진> 창간호를 발매하기도 했다. 크라우디드의 기획자이자 광고디자이너인 박민기씨는 “‘크라우디드 크리에이티브 콘퍼런스 뉴욕’은 미국 내에서 한국 창작인들에 의한, 한국 창작인들을 위한 최초의 창작 콘퍼런스로서 매우 의미있는 활동이었다”고 그때의 느낌을 전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뉴욕에서 두번째 ‘크라우디드 크리에이티브 콘퍼런스 뉴욕’이 열릴 예정이다. 첫날은 프레젠테이션으로 이루어진 콘퍼런스 형식으로, 둘째 날은 깊이있는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워크숍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뉴욕에서 펼쳐진 이들의 활동에 관심이 간다면 서울 마포구 당인동에 문을 연 ‘크라우디드 카페’에 들러볼 것을 추천한다. 이곳은 지난 5월 크라우디드 구성원들을 포함한 창작인들의 갤러리 겸 아지트 개념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2013년 상반기에는 ‘크라우디드 크리에이티브 콘퍼런스 서울’(The CCC.SEOUL)도 열 예정이라고 하니 흥미롭게 기다려보는 것도 좋겠다.
김선미 디자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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