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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2.22 17:21 수정 : 2012.02.22 17:21

김산환의 캠퍼캠퍼
남자들의 로망을 실현하는 솔로 캠핑의 맛

김태홍(40·회사원)씨는 캠핑 5년차의 캠퍼다. 그는 가끔씩 혼자 캠핑을 간다. 가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5학년과 2학년짜리 아들이 있다. 그런데도 혼자 캠핑을 가곤 한다. 이유는 하나, 혼자이고 싶어서다! 혼자 캠핑을 가면 온전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도 더 간절해진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그의 짐은 단출하다. 야전침대 겸용 1인 텐트에 미니 타프로 사이트 만들고, 릴렉스 의자에 화로대가 전부다. 식사는 아내가 끼니별로 먹을 만큼씩 싸준 것을 톡 털어서 해결한다. 저녁에는 화로에 모닥불을 지피고 와인 한잔 걸치며 음악 듣는 것으로 소일한다. 그는 왁자지껄한 이웃 텐트를 보면 조금 외로운 기분도 들지만 그 외로움마저 즐긴다고 한다.

김씨처럼 솔로 캠핑을 즐기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물론 대세는 가족이나 여러 집이 어울려 가는 ‘떼 캠핑’이다. 하지만 대규모 캠핑은 소모적일 때가 많다. 여럿이 함께 쓰고 자고 먹을 것을 챙겨 가는 일은 고되다. 또 여럿이 어울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술자리가 길어지고, 먹자 캠핑으로 흐르게 마련이다. 이런 피곤한 캠핑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들이 솔로 캠핑에 나서는 것이다. 아무에게도 구속받지 않고, 나만을 위로할 수 있는 시간, 남자라면 그런 시간을 갖고 싶어한다. 솔로 캠핑은 그런 남자들의 로망을 실현해 준다.

김산환 제공
다른 이유에서 솔로 캠퍼가 된 이들도 있다. 우선 진짜 솔로인 경우다. 결혼을 하지 않은 독신들은 기본적으로 솔로 캠퍼가 될 수밖에 없다. 다른 한 부류는 가족이 협조(?)하지 않아 어쩔 수 없어 솔로 캠퍼가 된 경우다. 보통 아이들이 초등학교 저학년인 경우가 가족 캠핑의 절정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아이의 머리가 굵어지면 부모와 함께하는 캠핑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다. 아이가 달가워하지 않으면 아내의 관심도 시들해진다. 엄마들 가운데는 캠핑을 체험학습의 연장선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가족이 캠핑에서 멀어지면 자연히 남자 혼자만 남는다.

솔로 캠핑은 가족 캠핑과 달리 캠핑 장비가 간단하다. 장비의 규모가 작아지는 것은 기본이다. 1~2인용 텐트와 미니 사이즈 타프, 1인용 테이블 등을 사용한다. 가짓수도 줄어든다.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생략한다. 혼자 먹는 식사라 음식도 간소화된다. 이처럼 장비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되면 몸이 자유롭다. 사이트를 구축하는 데 30분이면 충분하다. 나머지 시간은 온전히 자신을 돌보는 데 쓴다. 몸이 자유롭다는 것은 영혼이 자유롭다는 것을 의미한다.

솔로 캠핑은 백팩 캠핑으로 진화하기도 한다. 이는 캠핑 장비를 자동차가 아닌, 배낭에 짊어지고 다니면서 캠핑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산이나 강을 따라 걷다가 적당한 장소를 골라 사이트를 구축한다. 백팩 캠핑 장비는 배낭에 넣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부피와 무게가 훨씬 덜 나가는 기능성 등산용 장비가 많이 사용된다. 일단 백팩 캠핑까지 입문하게 됐다면 이제 캠핑에서는 갈 데까지 다 갔다고 보면 된다. 언제든지 시간과 계절, 구성원에 관계없이 캠핑을 즐길 줄 안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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