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8.01 17:11
수정 : 2012.08.0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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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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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김산환의 캠퍼캠퍼
성수기 예약 하늘의 별 따기…예약 안됐다면 임시 캠핑장 찾아볼만
피서가 절정을 이룬 지난해 8월 첫주, 경북 봉화 청옥산자연휴양림. 이른 아침이었는데도 자연휴양림 진입로에는 수십대의 차량이 도열해 있었다. 캠핑장에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차량들이다. 예약 없이 찾은 피서객들은 한 캠퍼가 철수해서 자리가 나야 입장이 가능했다. 사정은 울진 통고산자연휴양림도 마찬가지였다. 차례를 기다리다 지쳐 길가에 매트리스를 깔고 누운 이들의 모습은 흡사 피난민과 같았다. 이것이 최근 몇 년 새 해마다 반복되는 여름 캠핑휴가 풍속도다.
여름휴가철은 캠퍼들이 가장 캠핑을 꺼리는 시기다. 이때는 모든 캠핑장이 만원이다. 대부분 정원 이상의 텐트를 수용하기 때문에 캠핑장은 난민촌처럼 번잡하다. 그래서 캠퍼들 가운데는 아예 휴가캠핑을 접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 처절한 휴가캠핑의 전투를 겪지 않는 방법은 없는 걸까.
일단 ‘7말8초’(7월 마지막주와 8월 첫주)는 하나님과 부처님이 와도 피서객을 막지 못한다. 캠핑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므로, 두주는 무조건 피하고 볼 일이다. 이 두주만 제외하면 외진 곳의 캠핑장은 조금 숨통이 트인다. 특히 8월15일만 넘기면 한결 여유가 있다.
예약을 하면 좋지만 이것도 만만치 않다. 휴가철엔 최소한 한달 전에 예약해야 자리를 구할 수 있다. 그래도 필사적으로 예약을 시도해볼 수밖에 없다. 일부 대형 캠핑장의 경우 예약한 사이트를 사고팔 수 있게 하는 경우도 있다. 또 네이버나 다음의 캠핑 관련 카페에서도 사정상 캠핑을 취소하면서 사이트를 파는 경우가 있다. 이걸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예약도 안 됐다? 그렇다면 여름에만 임시 개방하는 캠핑장을 찾아보는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곳이 해변이다. 여름철 해수욕장을 개방하면서 주변의 솔밭도 캠핑장으로 개방한다. 이런 곳은 대개 예약제가 아니라 선착순이다. 사이트가 별도로 구획되어 있지 않고, 솔숲도 의외로 규모가 있어 생각보다 쉽게 사이트를 확보할 수 있다. 해상국립공원 지역이 많은 태안반도의 경우를 보자. 국립공원 관리소에서 여름에만 특별히(?) 캠핑을 허용하는 해변이 여러 곳 있다. 연중 캠핑장을 개방하는 몽산포·학암포 오토캠핑장 외에 구름포·천리포·밧개·바람아래 등 20여개 해변이 캠핑장을 개방한다. 이곳들을 찾아가면 자리를 차지할 확률이 꽤 높다. 강원도와 경북 해안선을 따라 있는 해변도 사정은 비슷하다.
좀더 적극적으로 찾아보자면 섬 해변을 들 수 있겠다. 섬에도 피서 인파가 몰리지만 육지 해변처럼 심하지는 않다. 특히 큰 섬엔 차량을 실을 수 있는 철부선이 운행되기 때문에 큰 불편이 없다. 섬을 찾아갈 때는 먹을거리나 장비 등을 제대로 준비해 가야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캠핑장비를 최소화한 간단모드에 차량 없이 장비를 몸으로 지고 가는, ‘머슴캠핑’까지 감당할 수 있다면 좀더 먼 섬으로 떠날 수도 있다.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목포나 여수가 좋은 기점이다. 섬까지 찾아가는 것이 힘들지만, 일단 섬에 들면 최고의 휴가지가 기다리고 있다.
김산환의 캠퍼캠퍼 <캠핑폐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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