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3.07 17:55
수정 : 2012.03.07 17:55
[매거진 esc] 카페창업 미스터리
대학가 저렴한 상권에 소규모 투자로 성공한 한국외대 앞 ‘카페302’
나만의 개성 넘치는 카페의 주인이 되려는 이들은 대부분 공통점이 있다. 바로 ‘돈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카페를 열려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첫째, 유동인구 많고 목 좋다고 소문난 곳이나 대형빌딩 일층에, 비싼 부동산 임대료를 지급하더라도 유명 커피전문점을 오픈하려는 부류다. 물론 이분들은 우리의 관심 대상이 아니다. 어차피 많은 돈을 투자하므로 알아서 잘하시리라 믿는다.
둘째, 투자금은 넉넉하지 않은데 이를 극복하고자 발품을 팔아 권리금 없는 저렴한 장소에 카페를 창업하려는 부류다. 이 부류의 창업 희망자들이 필자로서는 가장 공감이 가면서도 걱정이 앞서는 분들이다. 이런 창업 희망자를 만나면 먼저 ‘창업 포기’를 당부드린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 훨훨 타오르는 눈빛을 확인하면 두 손을 꼭 잡고 대학교 앞으로 가시라고 말씀드린다. 카페의 경우 부동산과 창업비용을 합쳐서 1억원 미만의 경우가 소자본 창업에 해당한다. 요사이 서울 유명상권의 상가 부동산 비용은 33㎡(약 10평)당 1억~2억원의 권리금이 붙은 곳이 많다. 보증금보다는 권리금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추세인데, 이는 법적으로 보장받기 힘든 상황이라 재수가 없으면 계약기간이 끝난 뒤에 권리금이 사라져 버릴 가능성도 있다. 결론적으로 보증금, 권리금을 다 치르면서 1억원 미만의 투자금으로 그럴듯한 카페를 만들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하지만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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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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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카페의 고객층은 20~30대 여성이다. 이들은 좋은 카페와 나쁜 카페를 병아리 감별사처럼 구별하는 뛰어난 재주가 있다. 이 말은 카페 자리가 좀 후미져도 예쁘고 좋은 카페만 만들면 장사가 된다는 말이다. 20~30대 여성들은 주로 대학교 인근이나 오피스 상권에 산다. 그중에서 대학교 인근은 오피스 상권의 뒷골목보다 단골손님을 만들기에 좋고 임대료도 더 저렴하다.
‘카페302’(사진)는 한국외대 후문에 위치한 자그마한 카페다. 깔끔한 분위기의 ‘카페302’는 가격대가 저렴하고 주인의 친절한 운영 덕분에 빠른 시간 내에 대학생들의 인기를 끌었다. 주인은 한 달 넘게 상권 분석을 하는 등, 직접 발로 뛰고 노력한 결과 본인이 생각했던 규모의 총 투자비, 약 8000만원으로 성공적인 카페 오너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학교 앞이라고 모두 싼 곳은 아니다. 대규모 상권과 붙어 있는 신촌 대학가의 임대료는 매우 비싸다. 한국외대 근처는 인근에 유명한 상권이 없어 상대적으로 부동산 비용이 적게 드는 지역이다. 어느 정도 학생 수에 기댈 수 있어 좋은 위치다. 그런데 왜 하필 주인장은 그 많은 대학 중에서 ‘한국외대’를 선택했을까? 이유는 단순하다. 주인장의 거주지와 가깝다. 주인은 자신의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대학교로 카페 위치를 정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창업 장소는 본인의 거주지에서 약 20~30분 거리가 좋다. 멀면 출퇴근만으로 지친다. 마지막으로 적은 비용으로 창업할 때 주의할 점! 부동산 비용이 총투자금의 절반을 넘으면 안 된다. 과도하게 부동산 비용을 써버리면 남은 돈으로는 너무나 초라한 카페를 만들 수밖에 없다. 오늘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카페는 여대생의 마음만 잡을 수 있다면 수천만원 이상 아낄 수 있다.’
김태정 한국카페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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