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7.18 18:02
수정 : 2012.07.18 18:02
|
김태정 제공
|
[매거진 escc] 카페창업 미스터리
여름철 카페 대표 메뉴이면서 변별력 갖기 힘든 빙수…홍대 앞 ‘이미’ 전통과 진화의 맛으로 승부수
이제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 여름철에는 아이스커피, 빙수 등 시원한 아이스 메뉴들이 잘 팔린다. 특히 몇년 전부터 빙수의 인기가 높다. 빙수는 원가율이 높지 않고 제조 과정이 어렵지 않다. 공급자나 소비자 모두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메뉴다.
그러나 빙수는 개인 카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외에도 떡볶이집이나 분식집에서도 출시할 정도로 흔한 메뉴다. 그래서 고객의 특별한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갖가지 아이디어로 무장할 수밖에 없다.
빙수는 크게 고전적인 팥빙수와 독특한 콘셉트로 차별화된 빙수로 구분할 수 있다. 고전적인 팥빙수는 압구정 현대백화점에서 오래전부터 명성을 날린 ‘밀탑’의 팥빙수가 대표 사례다. 얼음과 팥, 떡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팥빙수다. 기본에 충실한 팥빙수는 맛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무척 어렵다. 이를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통한 섬세한 균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밀탑은 재료와 맛에 대한 고민이 일정하게 유지되기에 오랜 기간 동안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대부분의 카페 주인들은 쉽게 팥빙수를 출시한다. 고객 반응이 낮은 것에 한숨만 쉰다. 가장 단순한 메뉴일수록 고객들은 가장 섬세하게 판단한다는 것을 절대로 간과하면 안 된다.
두번째는 각종 과일, 커피, 녹차, 요구르트 등을 토핑 재료로 활용한 빙수들이다. 젊은 고객들에게는 고전적인 팥빙수보다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면이 많아 인기가 높다. 매장마다 특색 있는 빙수가 많다. 그렇기에 좀더 세분화된 빙수 메뉴 개발이 필요하다. 단순하게 녹차 또는 커피시럽을 붓거나 과일이나 아이스크림을 얹는 식은 다른 카페와 차별화가 안 된다. 빙수는 기본적으로 피자와 같은 개념의 메뉴라고 생각하면 메뉴 개발에 도움이 된다.
서울 홍대 인근의 연남동에는 ‘이미’(Imi)라는 카페가 있다. 바리스타 공부를 한 형님과 일본에서 제과 공부를 하고 돌아온 동생이 함께 열어 운영하는 카페다. 바리스타와 파티시에가 함께 메뉴를 책임지고 있으니 품질은 기본 이상이다. 이미에서는 빙수 메뉴가 특히 인기가 높다. 한적한 위치에서도 인기가 있는 비결은 이러한 메뉴의 품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미의 빙수(사진)는 ‘밀크팥빙수’와 ‘크리미 오렌지빙수’ 두가지다.
밀크팥빙수는 균형감 있는 우유 얼음 위에 직접 삶은 유기농 팥과 유명 떡집에서 공수해온 흑임자떡이 올라간다. 달지 않고 담백한 맛이라 다른 빙수집의 연유범벅의 매우 단 맛과는 차별화된, 깊고 고요한 맛이다. 특별한 맛의 ‘크리미 오렌지빙수’는 오렌지셔벗 같은 얼음 위에 생크림과 오렌지절임이 올라가 있어 빙수와 생크림의 만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맛이다. 많은 고민과 테스트 끝에 탄생한 빙수라는 생각이 든다.
빙수의 기본과 진화를 모두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빙수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출시하는 다른 카페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빙수같이 간단한 메뉴라도 기본 재료에 대해 고민하면 고객은 박수를 친다.
김태정 <카페 잘할 수 있을까?> 저자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