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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8.15 18:51 수정 : 2012.08.15 18:51

사진 김태정 제공

[매거진 esc] 김태정의 카페창업 미스터리

주민 참여 끌어내는 프로모션으로 동네 사랑방 자리잡은 방배동 초코노키

동네에서 개인 카페를 열면 가장 무서운 상대는 프랜차이즈 카페들이다. 월등히 좋은 입지에서 큼직한 매장으로 오픈한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항상 손님도 많아 보인다. 그런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좌절의 늪에 빠진다.

이때 프랜차이즈 카페의 장단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로 프랜차이즈 카페는 주인이 빤히 쳐다보고 있는 개인 카페보다 부담이 없다. 커피 한잔 시켜놓고 몇 시간을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메뉴 주문할 때 야박한 느낌이 들고 좀 시끄럽고 정신없다. 둘째는 개성 있는 메뉴가 없을 것을 알기에 맛이나 종류에 대한 큰 실망이 없다. 셋째는 대로변에 있어서 만남이나 약속장소로 삼기 좋다. 그러나 카페 특유의 한적함과 여유로움은 없다. 이런 프랜차이즈 카페들과의 차별성을 확보해야 동네 카페가 성공한다.

동네 카페는 입지 선정이 중요하다. 대로변에 좋은 위치를 싼 가격에 찾기는 힘들기에 후면의 입지를 선정하게 마련이다. 중요한 점은 동네 사람들 눈에는 띌 정도의 입지에서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후미진 곳으로 들어가면 동네 사람들이라도 못 찾는다. 다음은 메뉴 전문성 확보다. 무언가 특별한 전문성은 그 카페를 찾는 고객들에게 동기 부여하기 좋다. 아주머니들은 전문가가 해주는 커피 한잔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소문도 잘 내준다.

인테리어는 적은 돈으로 깨끗하고 정돈된 모양새를 갖추는 게 좋다. 복잡한 인테리어일수록 돈만 많이 들고 지저분하거나 촌스러워질 확률이 높다. 자신이 촌스러운지 아닌지는 착한 지인이나 가족들이 아닌 잘난 척하는 지인에게 물어봐야 한다. 이렇게 준비를 하면 넘을 수 없는 산처럼 보였던 프랜차이즈도 더는 무섭지 않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주택가에 ‘초코노키’(사진)라는 카페가 있다. 대로변에는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모두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한적한 주택가 후면에 카페를 열었고 더욱이 초콜릿 전문카페를 표방했기에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러나 1년여가 지난 지금은 동네 주민들의 아지트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강점은 편안함과 전문성이다.

주인은 동네 카페가 아닌 초콜릿 전문카페를 만들고자 했지만, 고객들의 반응을 세밀히 분석하여 메뉴를 일반카페처럼 조정했다. 초콜릿은 이후 상품으로 연구 개발해 메뉴로 넣었다. 아주머니들이 주 고객이라는 점에서 가격을 낮추고 양을 풍성하게 담아내는 방식으로 고객을 만족시켰다. 결국 시간이 걸렸지만 “우리 동네에 초콜릿 전문가가 운영하는 편안한 쉼터”라는 명패를 달게 되었다. 주인은 음악가 지인을 초청해 동네 음악회를 개최한다든지, 신부님들과 함께 빈민 아동을 돕는 행사를 지원하는 등 지역주민과 호흡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했다. 동네 카페는 행사 기획을 해야 한다. 프로모션이나 이벤트는 매출 증대를 위한 것이 아니고 동네에서 살아 있는 모습,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프로모션을 하고 안 하고는 생동감의 차이가 크다.

이렇듯 동네 카페가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우월할 수 있는 가능성은 유동성에 있다. 내가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어 우리 동네의 특성에 맞춰 메뉴건 운영시간이건 서비스건 얼마든지 조정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점이다.

글·사진 김태정(<카페 잘할 수 있을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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