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11.28 17:40
수정 : 2012.11.30 10:36
[매거진 esc] 김태정의 카페창업 미스터리
카페의 기본 옵션, 좋은 원두 찾기와 저렴하게 사기
카페에서 커피를 팔지 않을 수 있을까? 커피를 팔기 위해서는 당연히 잘 볶아진 원두가 필수품목이다. 에스프레소 기계를 사용하든, 핸드 드립 커피를 판매하든, 모두 좋은 원두가 커피 맛을 좌우한다.
커피 원두 가격은 어느 정도일까? 잘 알아야 손해 보지 않는다. 보통 커피 원두를 가정에서 먹으려고 산다면 100~200g 단위로 소포장된 원두를 산다. 가격은 특별히 고급 커피가 아니라면 100g 포장이 대략 6000~9000원 정도다. 소포장으로 사는 가격이야 그렇다 치고, 우리는 명색이 업자들 아닌가! 도맷값으로 사야 한다. 대부분 개인카페를 운영하는 분들은 처음에 너무도 잘 알려진 유명 원두업체에 전화를 해 소개받거나, 로스팅 커피를 판매하는 커피숍에 가서 원두를 알아본다. 그런데 커피 원두의 도맷값은 정말 천차만별이다.
카페 주인은 보통 1㎏ 단위로 원두를 구매한다. 대부분 2만~3만원대다. 당신이 만약 1만원 이하나 5만원 넘는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면, 원두 품질을 다시 잘 살펴보기 바란다. 싸면 싼 만큼 비싸면 비싼 대로 이유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000~2000원대의 커피를 판매하려면 1만원대 원두를 납품받아야 수지타산이 맞는다. 그러나 한잔에 7000원 이상의 고가 커피를 판매하려면 인증된 ‘스페셜티 커피 원두’(고급 원두의 일종)나 고가의 브랜드 커피 원두를 사용해야 고객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
많은 카페 주인은 자신이 커피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이유로 식재료 납품업체에서 편리하게 재료 고르듯이 원두를 선택한다. 또 한번 정하면 고민 없이 업체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 이렇게 성의 없이 커피 원두를 고르는 주인장은 커피 추출도 성의 없을 확률이 높다. 결국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카페를 찾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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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콘하스’(COFFEE CONH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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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서교동 주택가에 ‘커피 콘하스’(COFFEE CONHAS·사진)라는 커피전문 카페가 있다. 대로변 입구는 컨테이너박스를 모티브로 한 모습이 시선을 끈다. 내부는 오래된 주택을 거친 인테리어로 구성해서 요즈음 유행하는 창고 같은 카페 느낌을 살렸다. 스타일이 좋다. 문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콘하스는 새로운 커피 원두 공급방식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업체에서 원두를 납품받는다는 개념을 뒤바꿔 접근하였다. “우리에게 어울리는 좋은 로스팅 업체를 찾아 원두를 납품받으러 찾아간다”는 것이 주인장 설명이다. 콘하스의 바리스타는 문 열기 전에 수십개 업체의 원두를 테스트하느라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 잠시 기절했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만큼의 열정으로 커피 원두를 골랐다고 하니 인정할 수밖에 없다. 현재는 4개 업체의 원두를 받고 있지만, 6개 업체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추후에는 더 많은 업체를 선별하여 카페 프로모션에 활용할 계획이다.
카페에서 자신이 사용하는 커피 원두에 대한 집착을 자랑스럽게 고객에게 소개할 수 있는 카페는 많지 않다. 원두업체는 많다. 그러나 당신이 찾거나 맛보려 하지 않으면 절대 좋은 원두를 만날 수 없다. 얼마나 좋은 스토리인가! ‘우리 카페 원두는 제가 기절할 정도로 시음해서 고른 원두예요.’
글·사진 김태정 <카페 잘할 수 있을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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