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1.23 18:23
수정 : 2013.01.2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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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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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김태정의 카페창업 미스터리
요즈음 들어 새도시나 웬만한 동네에도 잠시만 살펴보아도 각종 커피숍들이 눈에 띈다. 특히나 수많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우후죽순처럼 문을 열면서 괜찮다 싶은 자리는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높아졌다.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도시 상권에는 1층 20평 기준으로 권리금 없는 자리는 찾기도 힘들고, 임대료만 해도 월 200만원은 훌쩍 넘어 버리는 경우도 많다. 솔직히 이제 대로변 1층에 개인 카페를 오픈하면 대부분 1년 안에 망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목 좋은 카페자리 찾기는 불가능해졌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돈은 없고, 좋은 자리는 이미 대형 커피전문점들이 다 차지하였고, 어떡하면 좋을까? 카페를 위한 싸고 좋은 자리를 찾는 팁 하나 공개하겠다.
우선 유명 상권이나 상가가 모여 있는 지역을 벗어나라. 이런 곳은 어차피 상가가 카페를 위해 준비된 곳도 아니므로, 가격이 절대로 내려가지 않는다. 설혹 권리금이 떨어진 자리가 있다 하더라도, 임대료가 높아 장사가 무지 잘되지 않고는 성공하기 힘들다. 그리고 바로 옆을 보면 커피전문점이 보일 것이다. 얼른 마음을 비우고 다른 자리로 눈을 돌려라.
카페는 기본적으로 여성 고객이 대다수다. 오픈시켰던 카페들 손님을 조사했던 적이 있다. 입지가 다르고 콘셉트가 다르기 때문에 편차가 있긴 했지만, 대부분 70% 이상이 20~30대 여성이었다. 주택지역으로 가면 30~40대 여성 손님 비율이 높아지고, 상업지역으로 가면 20~30대 여성 손님이 많아진다는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 여성 혹은 커플들의 아지트로 이용되고 있었다.
이들이 원하는 장소는 한적하고 평온한 휴식처이다. 한적하면서 평온한 조망을 갖추고 있는 카페는 상대적으로 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1층에 이런 좋은 조망을 갖춘 자리가 임대료도 저렴할 수 있을까? 어느 동네마다 놀이터가 있다. 우선 이런 놀이터 혹은 체육공원을 찾아라. 초등학교 앞보다는 놀이터가 좋다. 초등학교 앞은 너무 정신없고 자동차도 너무 많다.
모든 놀이터 앞에 카페 자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녀보다 보면 좋은 카페 자리가 분명히 발견된다. 카페 바로 앞이 놀이터 조망을 가지고 있으면, 마치 공원 앞 카페 같은 기분을 낼 수 있다. 평화롭게 점심시간에 커피 한잔하기 좋은 카페로 소문나기도 좋고, 오후시간이나 주말은 아이들과 함께 산책 나오는 엄마들이나 가족 손님 방문을 유도하기 좋다. 심심하다고 찡얼대는 아이는 놀이터에서 뛰어놀라 하고, 엄마는 노는 아이들 쳐다보며 수다떨기도 좋다. 테라스가 있다면 애완견과 용변산책 나온 주민들이 커피 한잔하고 가기도 좋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마저도 카페에 앉아서 들으면 무언가 평온함을 주는 소리로 들린다. 자, 이제 좋은 자리에 대한 생각을 바꿔보자. 동네 놀이터 앞에 있는 카페는 왠지 카페 본연의 평화로움이 물씬 느껴지지 않는가? 인터넷으로 지역별 작은 놀이터들을 검색해서 직접 찾아가 보라. 반드시 보물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김태정 <카페 잘할 수 있을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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