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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4.24 18:05 수정 : 2013.04.24 18:05

김태정 제공

[매거진 esc] 김태정의 카페창업 미스터리

카페를 오픈하고 나서 운영하다 보면 슬금슬금 친구나 가족, 단골고객들이 새로운 메뉴를 얘기하기 시작한다. 이제 새로운 메뉴가 나올 때가 되었다는 둥, 계절 메뉴가 필요하다는 둥, 뭐 이도 저도 아니면 카페에 먹을거리가 너무 없다는 등의 얘기를 해대기 시작한다. 대부분 진심으로 주인장을 위해 하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카페 주인에게는 고통이 하나 더 느는 것뿐이다.

당신이 카페나 식당 주인을 아끼는 마음에 신메뉴 조언을 하고 있다면 제발 이것 먼저 생각하기 바란다. 당신은 외식문화에 대해 문외한이거나 초보자라는 사실을! 당신이 던진 한마디는 주인장의 마음을 많이 흔들어 놓기 때문이다.

주위의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카페 주인장은 마음이 초조해지면서 자칫 품질이 떨어지는, 하나 마나 한 메뉴 개발에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다.

물론 새로운 메뉴 개발을 통해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도 있고, 매출액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기존 메뉴 분석이다. 기존 판매되고 있는 메뉴를 제대로 분석하고 나서 새로운 메뉴 개발을 시작해도 늦지 않다. 현재를 알아야 미래가 보이는 법이다. 매번 새로운 메뉴만 나온다고 좋아할 고객은 없다. 고객들이 선호하는 메뉴와 마진을 분석해본 이후, 어떤 메뉴를 개발하고, 어떤 메뉴를 삭제할지를 정하는 것이 기본 순서다.

신메뉴 개발을 위한 시간과 비용도 다 원가에 반영되는 것이다. 품질이 우수한 메뉴가 아니라면 오히려 역효과도 난다. 기존의 메뉴 판매와 겹쳐 주문 잠식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항상 말하지만 카페 운영은 마라톤이다.

메뉴 분석은 철저하게 숫자로 해야 한다. 어떤 메뉴가 잘 팔리고 안 팔리고는 당신의 기분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다. 메뉴 분석 방법으로는 ‘메뉴 엔지니어링’이라는 방법이 있다. ‘고객선호도’와 ‘공헌이익’이라는 두 축으로 메뉴를 구분하여 판단하는 방법이다. 쉽게 말하면 한달 동안 판매량과 마진을 메뉴별로 정리하는 것이다. 원가는 당신이 알고 있다. 판매량은 피오에스(POS·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나 장부를 통해 반드시 숫자로 표를 만들어 보라. 실제로는 조금 복잡한 계산과 정리방법이 있지만, 한달간의 메뉴별 판매량과 마진에 대한 정리표만 만들면 된다.

아주 단순한 이런 표 하나로 당신은 당신이 판매하고 있는 메뉴에 대한 이해를 명확하게 할 수 있게 된다. 막연하게 당신이 생각했던 카페 메뉴에 대해 조금 다른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막연히 고객들이 많이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메뉴가 실제로는 많이 팔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많이 팔아서 좋다고 생각했던 메뉴가 실제로는 마진이 적어서 몸만 고생한 예도 있다. 새로운 메뉴 개발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떤 메뉴를 만들어야 하는지조차도 기존 메뉴를 들여다보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

카페에 가장 필요한 메뉴는 고객선호도가 높고 마진도 많이 남는 메뉴다. 그런 메뉴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메뉴를 조정하고 보완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난데없는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서 대히트를 칠 확률보다 기존의 잘 팔리고 있는 메뉴를 보완 개선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쉬운 길이다.

김태정 <카페 잘할 수 있을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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