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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1.14 17:50 수정 : 2012.11.14 18:19

[매거진 esc] 이것은 유행이 아니다

북유럽 스타일의 선풍적 인기에 편승, 가격 올려 되팔기 수단으로 중고가구 수집 늘어

제대로 된 의자를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1인용 독서용 의자라든지, 침실에 놓을 만한 2인용 벤치라든지 사람들이 갖고 싶어하는 의자의 종류와 용도는 점점 늘고 있다. 언제부터 사람들이 의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던가? 물론 시기를 가리지 않고 견고하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의 의자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있었을 테다. 그러나 대중 일반으로까지 의자에 대한 관심이 번지게 된 데는 ‘북유럽’ 스타일의 영향이 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의 실내공간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의자’에 대한 관심은 함께 늘어갔다. 북유럽 스타일의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의자다.

무엇보다 직관적인 디자인은 화려하고 복잡한 디자인보다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더욱 집중시켰다. 북유럽에서 온 건축가, 인테리어 전문가들은 거의 예외없이 이런 디자인이 발달한 이유 가운데 가장 큰 이유로 이것을 꼽는다. 바로 환경이다. 춥고 긴 겨울, 다양한 자연 소재보다는 목재가 가장 많았던 환경, 부족한 자원 및 원료 등등. 북유럽 디자인의 정수라고 여겨지는 것들은 거친 환경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천연자원으로 최소한의 부자재를 써서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이런 북유럽 스타일의 인테리어는 한국으로 전해진 이전의 다른 트렌드와 마찬가지로 일본을 통해서 들어왔다. 5년 전부터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해, 이제는 국내 실내공간 디자인 경향에서 빼놓고 설명할 수 없는 존재감을 선보이고 있다. 이때부터 북유럽에서 온 빈티지 의자와 소파들은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하나쯤 갖고 싶은 품목이 됐다.

무슨 의자 따위를 외국에서 직접 공수해 오고, 그것도 누군가 쓰던 것을 사냐고 핀잔을 놓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 그 의자들을 보고 만져보고 앉아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헌것의 질감보다는 아마도 한 세대 이상을 거치면서 빛바랜 추억을 안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수도 있다.

북유럽 스타일의 빈티지 가구들을 허세를 위한 고급 장식품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물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소비하는 사람들도 있다. 북유럽 지역에서 중고가구 등을 경매해 파는 곳에서 이 가구의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귀띔했다. “아시아권에서 온 중간상인들이 거의 싹쓸이를 해가고 있어요. 그만큼 많이 팔리고 좋아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볼 수도 있죠. 그런데 중고가구를 사서 쓰는 데 관심 있다기보다는 나중에 더 값을 많이 받고 되팔려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가구는 생활이다. 살아가는 환경과 인생을 함께 담는다. 돈도 삶에서 중요한 조건이다. 다만 명품테크니 하는 행렬에 가구테크라는 말이 더해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아무래도 이미 시작된 것 같지만.

글·사진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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