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8.10 21:30
수정 : 2012.08.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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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텐렌’잡지사의 아마노 야스카즈(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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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커버스토리
‘한텐렌’ 아마노 야스카즈 인터뷰
히로히토 왕 즉위 50주년을 기념해, 일본 정부는 도쿄도 다치카와시와 아키시마시에 걸쳐 있는 옛 다치카와기지 유적지에 180㏊ 규모의 쇼와기념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공원은 먼저 70㏊ 규모로 1983년(쇼와 58년) 10월26일 문을 열었다. 이때 개원 반대운동을 벌이던 평론가 간 다카유키는 ‘천황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조직화’를 제안했다. 반천황제운동연락회(한텐렌)는 히로히토 왕에게서 아키히토 왕에게 왕위 이양이 이뤄지는 시기에 여러 형태의 반천황 운동을 벌인 뒤, 1991년 발전적으로 해체됐다. 그러나 즉시 재결성해 그 뒤로는 3년마다 해체하고 재결성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한텐렌은 <한겨레>의 인터뷰 요청에 활동가 아마노 야스카즈(64·사진)를 대표로 보냈다. 그는 잡지 편집 일을 오래 했으며, 지금은 한텐렌의 반년간지 <운동 경험>에 1960년대 사회운동을 돌아보는 ‘1968년 논의’를 연재하고 있다.
-한텐렌은 왜 ‘천황제 폐지’를 주장하는가?
“천황제는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뿌리였다. 그러나 일본은 제국주의 침탈의 책임을 지지 않고 그냥 넘어갔다. 경제성장으로 모든 걸 덮어버렸다. 그렇게 천황제는 살아남았고, 일본은 피해를 본 아시아 국가들과 새로운 관계 맺기에 실패했다.”
-한텐렌 기관지에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를 천황제와 연결시키는 글을 본 일이 있다. 좀 지나친 연결 아닌가?
“책임지지 않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보면, 무관하지가 않다. 원전 사고가 일어났는데, 도쿄전력, 원자로 회사, 정부, 원전 추진론자들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책임지지 않을 뿐 아니라, 그들 주도로 원전을 재가동했다. 일본이 지난날의 전쟁에 대해 책임을 제대로 졌다면, 이런 무책임의 체제가 자리를 잡았을 리 없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일본 국민은 현재의 왕실에 꽤 친근감을 느끼는 것 같다.
“매스컴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미디어에서는 좋은 이야기만 나온다. 일본 정부는 아키히토 천황의 평화옹호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아키히토 천황은 중국에도 갔다. 오히려 그런 일들이 진정한 책임을 회피하게 했다.”
-한텐렌 활동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고 있는가?
“전국적으로 600~700명 정도가 참가한다고 보면 된다. 집회가 있으면 대략 100여명 남짓 참가하고 있다. 우리의 임무는 천황제와 맞서 싸우는 사람이 일본에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싸움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천황제에 반대하는 사람이 10% 안팎 된다. 기관지 이름이 <운동 경험>이다. 경험을 다음 세대에게 계승하자는 뜻이다.”
-우익들이 괴롭히지 않는가?
“우리가 사무실을 함께 사용하는 단체가 있으면 매우 괴롭힌다. 우리 집회에는 직접 나와서 폭력을 행사한다. 시위대가 지나가는 길을 미리 알고 있는 걸 보면, 경찰과도 연계가 있는 것 같다. 올해도 8월15일에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인데, 또 충돌이 있을 것 같다.”
-자민당이 천황을 원수로 규정하는 개헌을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보수 우익은 ‘배외주의’ 경향을 강하게 보인다. 개헌 문제도 미국이 만든 헌법이니 고치겠다는 뜻이 강하다. 그들은 겉으론 천황을 받드는 것 같지만, 본심은 국수주의와 민족차별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옛 천황제가 부활하기는 어렵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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