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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1.16 22:07 수정 : 2012.11.16 22:39

황운하 경찰청 수사기획관이 16일 경무관급 인사에서 수사연수원장으로 전보되자, 경찰 내부에서는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의 뇌물사건 수사를 둘러싼 검찰과의 수사 주도권 싸움에서 경찰이 백기를 든 것이라는 비판이 들끓었다.

당사자인 황 경무관은 이날 저녁 인사발령이 발표된 직후 경찰청 기자실을 찾았다. 그는 “인사에 대해서는 평을 할 수 없다”면서도 “상당 부분 수사를 해왔던 사건들이 있어서 제가 마무리를 했으면 했다”고 짙은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어서 그는 “잠시 승리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고 마침내 승리하는 사람이 따로 있을 수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수사기획관은 경찰청 수사국이 맡는 중요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를 강화하고, 수사구조 개혁과 관련된 논의를 총괄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지난해 만든 자리다. 황운하 경무관이 첫 수사기획관을 맡았고, 황 수사기획관의 후임으로는 이세민 경무관이 임명됐다.

황 경무관이 이날 원장으로 임명된 수사연수원은 경찰관들에게 수사기법 등을 교육하는 기관이다. 진행중인 사건 수사나 검찰과의 수사권 논쟁에 역할을 할 수는 없는 자리다.

익명을 요청한 서울 일선 경찰서의 한 간부는 “검찰과의 갈등이 심해지니 윗선에서 압력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중수사를 만든 당사자는 검찰인데 경찰만 경질성 인사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일선 경찰서의 팀장급 경찰관은 “수사연수원장 전보는 문책성 인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백기를 들고 검찰에 항복하는 지휘부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냐”고 말했다. 또다른 경찰 간부는 “인사가 발표된 뒤 직원들 입에서 험한 말들이 튀어나왔다”며 “뻔히 강한 반발이 예상되니까 주말을 앞둔 금요일 저녁 퇴근시간에 인사를 발표하는 꼼수를 부린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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