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3.14 20:26
수정 : 2014.03.16 14:33
|
카메라를 들고 있는 무라이 요시노리.
|
[토요판] 커버스토리
일본 자본 지배 실상 밝힌 무라이 요시노리
1주기를 맞아 ‘제국주의 한국’을 생각한다
무라이 요시노리는 현장에서 아시아 민중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연구자였다. 새우를 통해 일본과 아시아가 맺고 있는 지배-종속관계를 규명한 그의 대표작인 <새우와 일본인>(1988년)의 후속편을 쓰기 위해 2007년 6월 인도네시아의 친환경 전통방식을 사용한 새우 양식장을 둘러보는 모습. 이 양식장은 일본의 민중무역을 담당하는 에이티제이(ATJ)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아티나(ATINA)가 관리하고 있다. 무라이는 말년엔 주전공인 인도네시아를 넘어 한국과 사랑에 빠지기도 했다. <모래시계>나 <서울 1945> 등 한국 현대사를 그린 드라마를 즐겨 봤고, 2010년 5월엔 자신의 조부인 무라이 기치베에가 경영하던 경남 진영의 ‘무라이 농장’ 터를 방문해 지역 주민들에게 “100년 만에 왔습니다. 마을분들에게 큰 피해를 줘서 ‘미안해요’(한국어로)”라고 말했다. 후학들에겐 입버릇처럼 한·일 양국은 이제 성장이 아닌 아시아와 더불어 살 수 있는 공존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하곤 했다. 그가 숨진 지 6개월 만인 지난해 9월 나온 추모집 <아시아를 걷다-무라이 요시노리와 친구들>에는 무라이가 평생 사귄 일본과 아시아의 친구들 97명의 조사와 추도문이 실려 있다.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울며 밑줄을 그어가며 읽게 된다.
도쿄/취재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사진 우쓰미 아이코 제공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