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2.27 22:13
수정 : 2012.02.27 22:26
평균 19억2천만원 벌어
1천만원짜리 검진도 내놔
검사항목 필요성 논란도
※빅5: 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세브란스·서울대 병원
종합건강검진은 병원들이 진료 외의 분야에서 수익을 내는 대표적인 항목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건강검진 수익도 진료와 마찬가지로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에 집중돼 있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의 ‘2009년 병원경영통계’를 보면 ‘빅5 병원’들은 100병상당 종합검진 수익이 평균 약 19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240개 병원의 100병상당 종합검진 수익 평균인 약 3억2000만원의 6배에 이른다.
‘빅5 병원’의 한 내과 교수는 “외국의 부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며 1000만원짜리 상품을 내놓은 병원들도 있는데, 이 상품들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적지 않게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큰 병원에서 파는 상품인데다 검사 항목이 많고 맞춤형으로 진행된다고 선전하다 보니 국민들이 무조건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빅5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으려면 인기있는 상품의 경우 보통 3~6달은 대기해야 하며, 1년까지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주요 대형병원들의 종합검진 상품은 소비자들에게는 인기가 매우 높지만 실제 이 종합검진의 검사 항목에는 불필요한 것들도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빅5 병원’에 드는 한 대형병원의 250만원짜리 종합건강검진의 경우, 미국이나 캐나다의 예방의료태스크포스의 검진 권고 지침과, 국내 의료진이 정부와 공동으로 마련한 ‘한국인의 평생건강관리’ 권고안과 비교해 볼 때 위암 조기 검진을 위한 위장 내시경 검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검사가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게 더 많거나 권고할 만한 근거 자체가 불충분한 경우에 속했다.
우선 이 상품에서 가장 고가의 검사 가운데 하나인 전신 펫(PET) 검사나 뇌 엠아르아이(MRI)는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아예 건강검진 항목으로 거론되지 않는 검사다. 암 검진 분야에서 간암·대장암 등의 종양 표지자 검사, 폐암의 저선량 시티(CT), 갑상샘암의 갑상샘 초음파 검사 등은 권고할 만한 의학적인 근거가 없는 검사에 속했다. 심장병 분야에서는 심전도 검사, 운동부하 검사, 관상동맥 시티가 의학적인 근거가 없거나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큰 검사로 지적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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