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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해를 품은 달>(해품달)의 배우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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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경의 TV남녀
<해를 품은 달>(해품달)은 요즘 드라마 제작판에선 ‘시청률을 품은 달’로 불린다. 이 판타지 사극과 지상파 수목극 경쟁에서 맞붙었다 나가떨어진 <난폭한 로맨스>와 <부탁해요 캡틴>은 각각 ‘난폭한 시청률’, ‘부탁해요 시청률’이란다. <에스비에스> 구본근 드라마제작본부장의 부러움 어린 전언이다. 시청률 40%대. 김도훈 <해품달> 피디도 “어안이 벙벙하다”고 했다. 해품달의 숙명론적 어법대로 말하자면, 저 하늘의 ‘해’와 ‘달’이 내린 시청률이랄까. 인기 요인 중 하나는 ‘왕’의 이야기란 점이다. 해품달은 <용의 눈물>과 <주몽>, <선덕여왕> 같은 ‘대박 시청률’ 군주 사극의 계보를 잇고 있다. <뿌리깊은 나무>의 김영현·박상연 작가가 얘기했듯이 “한국 시청자들은 왕을 너무나 사랑한다.”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원초적 희구랄까, 권력에 대한 판타지랄까. 한국만의 얘기는 아니다. 지금껏 사랑받는 서양의 고대 그리스 희비극도 거개가 왕의 이야기 아니던가. 해품달은 <주몽>과 <뿌리깊은 나무>가 드러냈던 역사와 정치에 대한 담론이 없이도, 아니 그런 담론이 없었기에 성공했는지도 모른다. 혹자의 분석대로 ‘역사에 대한 트라우마가 없는 세대’의 등장을 해품달은 일러주고 있다. 역사의 부담을 덜어낸 조선 왕의 연애담! 그 시청 연령층의 밑돌을 ‘가상 판타지 로맨스 소설물’에 익숙한 10~30대 젊은 인터넷 세대들이 채워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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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해품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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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경 방송미디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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