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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게도 마음이 있나. ‘장례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최근 밝혀진 서부덤불어치.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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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의 자연보따리
어치, 까마귀, 새 등 장례행동 보이거나 시끄럽게 슬피 울어
기린, 죽은 새끼나 동료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듯 행동
슬픔은 고양된 정신활동이다. 영원한 상실을 뜻하는 죽음은 각별한 슬픔이고 정신적 충격이다. 그래서 죽음을 애도하는 건 가장 인간적인 행동의 하나로 꼽인다. 그런데 동물도 슬퍼하는 마음 또는 적어도 슬퍼하는 행동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적지 않다. 이런 발견은 동물에게도 마음이 있느냐는 오랜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핀다.
놀랍게도 지능이 높은 사회성 동물인 침팬지나 코끼리가 아닌 새에게서 마치 죽음을 애도하는 것 같은 행동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까마귀과 새의 일종인 서부덤불어치는 동료가 죽으면 시끄럽게 울면서 주검 주변에 모인다. 평소에 이 새는 무리를 이루지 않는다.
죽은 동료를 발견한 어치는 이 가지 저 가지로 돌아다니며 시끄럽게 울기 시작한다. 그러면 다른 어치도 가까이 날아와 따라 울고 조용히 주검을 지켜보기도 한다. 동료의 죽음을 목격한 어치들은 이틀이 지날 때까지 먹이를 먹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어치는 동료의 죽음을 슬퍼해 장례식 비슷한 의식을 치르고 금식 행동을 한 것일까. 이 관찰을 한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의 과학자들은 다르게 설명한다. 동료의 죽음을 부른 위험을 널리 알리려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금식 행동도 위험에 노출되는 걸 피하려는 동기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똑똑하기로 유명한 까마귀과 새들은 단지 위험 정보를 나누는 것으로는 설명이 힘든 ‘장례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이전부터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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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꼭지의 물을 먹는 까치. 까치를 포함한 까마귀과 새들에게서 동료의 죽음을 애도하는 듯한 행동이 자주 목격된다. 사진=김봉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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