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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서울본부 김포공항사무소에서 임상검사를 마치고 검역증을 받고 워리와 가족들이 출입문을 나서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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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생명] 워리, 뉴욕여행 가다
“동물 출입국 절차는 너무 까다롭다? 돈 워리~”
개·고양이와 함께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하지만 항공사에 동물수송 사실을 미리 알리고, 방문할 나라의 검역 기준에 맞게 몇몇 필요한 절차를 밟는다면, 개·고양이와 함께 떠날 수 있습니다. 국내에 있는 국제공항 7곳과 국제항만 7곳에서 모두 검역을 받을 수 있고요. 인천국제공항 동물검역사무소는 24시간 운영한대요. 이민과 국외여행을 가야 하는데 반려동물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 고민이라면, 데려가세요. 버리지 말고요~.
병원에서 ‘신분증 칩’ 이식하고광견병 접종한 뒤 항체 확인
한달쯤 걸리니까 서둘러야 해요
다 됐으면 출국하셔야죠?
공항서 검역증 받고 여행 출발~ 월월월. 안녕하세요. ‘워리’라고 합니다. ‘엄마’(김현숙·52)가 어릴 적 시골에서 부르던 이름 그대로 저는 ‘워리’예요. 품종은 믹스견, 이른바 ‘똥개’고요. 나이는 11살, 사는 곳은 서울 양천구 목동이에요. 제가 아직 새끼일 때 저를 낳아준 엄마는 차에 치여 돌아가셨는데 갈 곳 없는 저를 지금의 가족들이 품어줬어요. 덕분에 동네 다른 수캐를 만나서 새끼도 두번이나 낳고 하루하루 즐겁게 잘 살고 있답니다. 더이상 바랄 것 없이 행복한 날들이에요. 그런데 제가 지난 19일 가족들과 함께 석달 일정으로 뉴욕에 왔어요! 그럼 뉴요커가 된 기념으로 개·고양이의 출입국 절차를 소개해볼게요. 뉴욕 방문이 결정되자 지난해 11월5일 ‘아빠’(범상철·57)는 저를 데리고 동네 동물병원에 갔어요. 마이크로칩을 이식하고 광견병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서였죠. 저처럼 외국에 잠시 나갔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때, 꼭 필요한 절차가 이 두가지거든요. 미국에서도 관련 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저는 한국에서 미리 끝내고 가기로 했어요. 이런, 수의사가 제 목덜미를 잡았어요. 주삿바늘을 타고 쌀알 크기의 주홍색 마이크로칩이 목덜미 안으로 쏙, 따끔했어요. 바코드 찍듯 목덜미에 기계를 가져다 대니 ‘삑’. 떠오르는 숫자 410097800053929가 제 신분증이에요. 15자리 숫자 중 앞 3자리가 국가별 번호인데 한국은 410, 일본 392, 중국 156, 미국 840 등 나라마다 달라요. 미국 가서 제가 엄마 아빠를 잃어버려도 미국인들이 내가 한국에서 온 개라는 걸 알 수 있겠죠? 마이크로칩 번호를 동물보호관리시스템(www.animal.go.kr)에서 검색하면 보호자의 인적사항과 개체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어요. 다음으로 광견병 예방접종 후 30일쯤 지나 몸 안에 항체가 생겼는지 확인하는 광견병 항체값검사를 받아야 해요. 그 결과가 0.5IU/㎖ 이상이 나와야만 검역증명서를 받을 수 있는데, 저는 54.82IU/㎖로 훌쩍 넘겼어요. 단, 생후 90일 미만의 새끼들은 검사 대상에서 제외된다니 항체값 검사를 위해 피를 뽑을 필요가 없대요. 대부분의 동물병원이 마이크로칩 등록을 대행하고, 항체값 검사를 위한 채혈을 할 수 있고요. 그렇게 뽑은 피를 농림수산식품부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와 동물질병을 연구하는 ㈜중앙백신연구소(대전), ㈜코미팜(경기도 시흥), 고려비엔피(충남 예산) 중 한 곳에 보내면 그곳에서 혈청을 분리해 항체값을 알려줘요. 지금과 같은 개·고양이 수입검역제도는 지난해 12월1일부터 실시됐어요.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개·고양이 검역 담당자는 “세계동물보건기준(OIE)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 기준을 강화했다. 마이크로칩 이식 실시를 통해 국내 동물 등록제와의 연계를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그 이전에는 30일 전 광견병 백신 처방 여부만 검사했거든요. 한국으로 다시 들어오지 않는 개·고양이들도 이런 검사를 다 받아야 하냐고요? 재입국을 할 필요가 없다면 마이크로칩 이식이나 광견병 항체값 검사가 의무사항이 아닐 수도 있어요. 나라마다, 또 같은 나라라도 지역별로 규정이 다르니 그 기준에 맞게 준비하면 돼요. 유럽연합(EU) 27개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호주)·뉴질랜드·대만·스위스·홍콩·싱가포르·괌·하와이 등 마이크로칩 이식을 의무로 하는 지역이 53개 나라, 항체값을 요구하는 곳이 45개 나라로 대체로 두가지 검사는 많이들 요구하는 편이라네요. 비행 전엔 물만 먹는 게 좋아요
구토나 배설에 대비해야죠
뉴욕까지 항공료는 20만원
그런데 화물칸에 타야 한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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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리는 뉴욕에 잘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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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리는 뉴욕에 잘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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