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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지축, 남양주시 별내지구에 ‘협동조합이 짓는 뉴스테이’가 들어선다. 지축 지구에 들어설 뉴스테이의 커뮤니티 특화 프로그램. 더함컨소시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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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뉴스분석 왜?
협동조합 뉴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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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지축, 남양주시 별내지구에 ‘협동조합이 짓는 뉴스테이’가 들어선다. 지축 지구에 들어설 뉴스테이의 커뮤니티 특화 프로그램. 더함컨소시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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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주거는 복지보다는 시장의 영역에 머물러 있습니다. 집 없이 떠도는 이들의 삶이 행복할 리 없습니다. 협동조합주택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이들이 있지만 아직 소규모입니다. 그런데 조만간 1000가구 규모의 대규모 협동조합주택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주택협동조합의 실험이 새로운 차원으로 거듭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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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내지구 사업구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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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주도 ‘첫 사례'
공공성 보완한 특화형
“정책 취지 가장 부합” 기존 사업 건설사만 이익
이익 추구 않는 주체여야
공동체이익사업 등
다양한 공동체 실험도 가능 별내에 지어질 뉴스테이(491가구) 60㎡형의 기준 임대료(약정 뒤 변경 가능)는 보증금 1억2000만원(협동조합 출자금 포함)에 월세 32만원이다. 보증금이 너무 많다면 월세를 46만원으로 올리고 보증금을 6500만원까지 낮출 수 있다. 월세가 부담이면 보증금을 2억300만원으로 높이고 월세를 10만원으로 낮추는 것도 가능하다. 같은 방식으로 74㎡형은 보증금 7000만~2억6000만원에 월세 61만~10만원, 84㎡형은 보증금 7500만~2억8300만원에 월세 67만~10만원이다. 별내에 견줘 땅값이 비싼 지축(539가구)의 경우 74㎡형이 보증금 7000만~3억1000만원에 월세 61만~10만원, 84㎡형은 7000만원~3억3000만원에 월세 67만~10만원이다. 더함컨소시엄 쪽은 “협동조합이 짓는 뉴스테이이기에 이런 가격이 가능하다”고 한다. 협동조합이 아파트를 짓는다고? 별내와 지축에 지어지는 뉴스테이는 민간 건설기업이 사업의 주체인 기존 뉴스테이와 다르다.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등 ‘사회적 주체’가 택지, 금융, 조세 등 정부 지원을 받아 짓거나 사들여 임대하는 ‘사회적 주택’이다. 공급주체가 정부나 민간이 아니란 점에서 공공임대주택이나 민간임대주택과 다르다. 사회적 주체는 이윤 극대화보다 사회적 공익을 추구한다. 근본적으로 다른 가격 결정 방식의 이면엔 이 사회적 주체가 있다. 더함의 양동수(41·변호사) 대표는 법무법인 태평양이 만든 공익재단법인 동천에서 2009년부터 일했다. 지난해 사회적 경제 기업들의 법률 지원을 위한 사회적경제법센터 더함으로 자리를 옮겼다. 협동조합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하며 ‘사회적부동산 프로젝트 추진단’ 사업을 추가한 더함엔 희망제작소 사회적경제센터장, 서울혁신센터장 등을 지낸 정상훈씨가 총괄디렉터로 함께하고 있다. 4일 서울 대학로 사무실에서 만난 양 대표는 기존 뉴스테이가 건설회사에 이익을 지나치게 몰아주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민간임대주택특별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니 세제 등 제도적 지원이 너무 많아 보였습니다. 정책은 최종적인 이익귀속 주체가 누구인지를 보는 게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이 경우 건설사에 이익이 많이 돌아가는 구조더라고요. 소비자인 입주자들에게 이익이 가게 하려면 입주자가 직접 주주로 들어가 자주 관리를 해야 하는데 그 방식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히 협동조합으로 귀결됐습니다.” 낯선 이들의 등장에 ‘비영리’에 익숙지 않은 건설업계도 당황해했다. 그는 “컨소시엄에 들어올 건설사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사업의 경우 우리가 시행사인 셈인데, 시행사가 나서서 이익을 추구하지 않거나 저수익을 바라면서 입주자 중심으로 만든다고 하니 건설사들이 당황해했습니다. 협동조합에 대한 기본 이해가 없다 보니 단순도급인데도 참여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더군요.” 별내와 지축에 뉴스테이 아파트를 짓는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은 전부 3700억원가량이다. 이 중 80%는 주택도시기금과 민간차입금 등을 통해 조달한다. 더함을 비롯해 건설사, 정림건축문화재단, 대한토지신탁(자산관리회사)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나머지 20%의 자기자본을 댄다. 기금 지원을 받는 형태는 다른 기업형 임대주택과 다를 바 없으나, 설립된 리츠(부동산투자회사)의 지분을 향후 입주민이 만든 주택협동조합에서 사들이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건설사와 자산관리회사, 향후 주택협동조합이 설립할 주택임대관리회사의 수수료 정도만 제외할 뿐 별도의 이익을 남기지 않고 임대료를 결정한다. 임대료 산정 과정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이런 점이 분명해진다. 더함 쪽은 별내지구 인근 아파트 최고 시세의 77~80% 수준으로 뉴스테이의 기준 분양가를 결정했다. 전세가 전환율도 주변(78.4%)보다 낮은 70%다. 전월세 전환율은 3.29~2.93%, 임대료 상승률은 2.5%로 정했다. 이렇게 되면 주변 아파트인 별내아이파크 2차에 견줘 보증금이 같은 경우 월 임대료가 최고 46%가량(84㎡형) 낮아진다는 게 더함 쪽 설명이다. 물론 조합 출자금 등을 더하면 차이는 다소 줄어든다. 양 대표는 “결국 핵심은 기업형 뉴스테이를 주도하는 건설사들의 경우 자신들의 이윤을 고려해 주변 시세 대비 최적(?) 임대료를 정하지만 우린 재무모델이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입주자들에게 최대한 적은 부담을 주는 가격을 계산해 정한다는 것이다. 가격 결정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했다. 기업형 뉴스테이가 통상 임대기간 8년을 넘겨 분양으로 전환되는 것과 달리 협동조합형은 영구임대도 가능하다. 목돈이 묶여 있다는 재무적 부담에 집을 팔고 나갈 수밖에 없는 건설사들과 달리, 입주민들이 주인인 주택협동조합은 그래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이 망하거나 조합원 자격을 잃지 않는 이상 입주민 역시 다른 곳으로 이사 가야 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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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엔피오(NPO)지원센터에서 열린 협동조합형 뉴스테이 1차 사업설명회. 60여명이 모여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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