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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영화의 한류 바람은 2004년에 이어 2005년에도 아시아 시장에서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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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본 2005 문화마을 ⑧ 한류 열풍
한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순풍에 돛 단 듯이 승승장구하며 아시아의 대중문화 지도를 바꿔놓았다. 괄목한 만한 성장을 한 분야는 역시 드라마다. 지난해 드라마 <겨울연가>로 일본 열도를 강타한 한류 바람이 올해는 서풍을 타고 중국 대륙에서 <대장금> 열풍으로 이어졌다. 지난 9월 중국 후난위성티브이에서 첫 방송된 <대장금>은 수억명의 중국인을 매일 밤 티브이 앞에 붙들어 놓으며 중국 사회의 한류붐을 먹거리와 전통문화, 역사 등 한국문화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엔에이치케이> 위성채널에 이어 10월부터 지상파로 방영된 대장금은 일본에서도 외국드라마 역사상 보기 드문 8%대의 시청률을 보이며 <겨울연가>에 이어 한류열풍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대장금은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과 미국, 아랍 등에서도 방송되는 등 아프리카와 중남미를 뺀 전세계 30여 국가로 판매됐다. 대장금, 중국대륙 달궈 한류 드라마의 인기는 경제적인 효과로도 이어졌다. <대장금>이라는 드라마 한편이 판권수익만으로 500만달러(50억원)의 외화를 벌어들였다. 올 10월말 현재 드라마를 포함한 방송콘텐츠 수출액은 8000만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한류의 인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본과 중국에서는 혐한류, 반한류라는 이름으로 한류를 깎아내리는 기류가 고개를 들기도 했다. 박재복 문화방송 글로벌사업본부 차장은 “과거에는 시청률, 한류 스타, 탄탄한 스토리 등 3가지 요소를 갖춘 드라마가 외국에서 인기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탄탄한 스토리가 있는 드라마를 선호하고 있다”며 “제2, 3의 <겨울연가>와 <대장금>과 같은 드라마가 나와야 한류 바람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도 한류 바람은 국내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수익구조를 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영화투자제작사인 아이엠픽처스가 최근 발표한 한국영화시장자료에 의하면 2005년 한국영화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시장 비율은 19.2%에 이르며 수출 규모도 전년 대비 14.9%나 늘었다. 아이엠픽처스가 추산한 2005년 한국영화 수출액은 6700만 달러에 이른다. 특정 스타·장르에 의존 여전
한류 스타의 출연작을 중심으로 한 영화들의 수출가도 올라 ‘욘사마’ 열풍의 주역인 배용준이 출연한 <외출>은 개봉 전 이미 일본에 700만 달러에 선판매됐으며 권상우가 주연한 <야수>와 <청춘만화>도 개봉 전에 이미 각각 400만 달러, 520만 달러라는 높은 가격으로 일본에 수출됐다. 그러나 영화의 수출 시장이 일본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한국영화 수출액 가운데 일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54%(2003년), 69%(2004년), 74%(2005년)로 커지고 있다. 올해 공포영화를 제작했던 충무로의 한 제작자는 “높은 가격에 수입됐던 한국영화들 상당수가 일본에서 기대만큼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벌써 가격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면서 “특정 스타나 장르에 의존하는 한류 바람은 오랜 생명력을 지니기 힘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혁준,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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