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만든 사막이 아닙니다. 탐욕에 취한 인간들이 ‘공’을 들여 메꾼 축구장 수십개 규모의 거대한 모래밭입니다. 애초 가난한 이들이 무리를 이루어 살던 호수였고, 나무판자로 만든 수상가옥이 즐비했던 이곳에는 더는 사람이 살지 않습니다. 이제 곧 돈다발을 거둘 빌딩들이 들어설 것이고 화려한 네온과 시뻘건 눈빛들이 다시 이곳을 메꾸게 되겠지요. 이 땅이나 저 땅이나 쫓겨난 이들의 ‘아우성’만 허공에 떠돌 뿐입니다. 캄보디아 프놈펜 벙칵호수 터.
임종진/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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