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20년이나 살다가 고향 그리워 왔다 아입니꺼. 자리 잡는 데 한 4년 글렸고~.” 경북 울진 후포항 광장의 대게시장 한가운데에서 홀로 문어를 파는 올해 환갑의 최복만씨. 바닷바람에 닳은 탁한 음성에 그의 지난 세월이 훤히 눈에 보입니다. 겨울 성수기를 맞아 온통 대게, 홍게만 찾는 시장 분위기 아랑곳하지 않고 솜씨 좋게 문어를 데치던 최씨는 뜨끈하게 달아오른 가마솥 뚜껑에 슬며시 언 손을 데웁니다. 가마솥 난로에 핀 세월 가득한 꽃입니다.
임종진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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