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03 18:10
수정 : 2018.04.03 19:29
그는 아빠다. 아이를 안고 바다를 건넌다. 빗발치는 총알, 떨어지는 폭탄. 끝을 모르는 전쟁 중인 그의 고국 시리아를 떠난다. 살기 위해서. 그런 그를 사진으로 남기는 내게 전화번호를 준다. 사진을 보내줄 수 있냐고. 나는 약속했지만, 남긴 메모에는 번호 한 자리가 빠져 있다. 끝내 사진은 전해지지 못했다. 그렇게 순간의 인연은 부채로 남았고, 오늘도 시리아 동구타에선 또 다른 아빠가, 엄마가, 아이가 고향을 떠난다.
조진섭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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