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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에 시작한 경북 상주군 외서면의 봉강공동체 여성 농민들이 꾸러미 포장을 하다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언니네텃밭사업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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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의 경제]
여성농민들 채소꾸러미 사업 ‘언니네텃밭’
나주와 광주나주 여성 11명이 화요일마다
각자 기른 채소·반찬류를
꾸러미 상자로 포장한다
광주 40곳 집집마다 직접 배달 강원도 횡성에서 시작
벌써 3년…지금은 15곳에서
생산자 140명 회원 1200명
회원들에 월 10만원씩 받아
월 60~70만원대 수입 고자세 마케팅
골라 사먹던 소비자 불편해도
여성들이 텃밭서 가꾼 ‘무농약’
그날 수확한 채소 그날 배달
“너무 싱싱” 반응 덕에 날개 #전남 나주시 노안면 유곡리의 여성 농민 김원숙(46)씨는 화요일 오후마다 자동차를 몰고 광주광역시를 훑고 다닌다. 2명이 나눠 꾸러미 상자 40개를 집집마다 다 배달하는 데 5시간이 걸린다. “보안장치 때문에 아파트 배달이 힘들어요. 그래도 회원들에게 그날 채소를 먹여야죠. 택배에 맡기면 하루 묵히게 되고 비용도 들어 가거든요. 회원들 얼굴 직접 대하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김씨가 이끌어가는 사회적기업 ‘언니네텃밭’ 나주공동체의 여성 농민 생산자는 11명. 60대 이상이 8명이다. 화요일마다 각자 기른 채소와 반찬류를 김씨의 배밭 옆 작업장으로 가져와 꾸러미 상자로 포장한다. 시끌벅적 수다판이 벌어진다. “남자들은 기계 써서 큰 농사만 지으려 하잖아요. 땅 좁은 나라에서 50평, 100평 텃밭을 그냥 놀리고 있지요. 우리는 농약도 제초제도 쓰지 않고 ‘제 식구 먹이는 농사’를 짓습니다. 여성 농민들이 텃밭을 살리고 있는 거죠. 할머니들도 같이 일할 수 있어요.” 나주공동체의 언니네텃밭 꾸러미를 받아먹는 광주 지역의 회원은 40명이다. 한때 70명까지 늘어난 적도 있었다. 김씨는 “꾸러미 사업이 여성 농민의 자존감을 높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직은 얼마 되지 않지만 우리 여성 농민 통장으로 꼬박꼬박 현금이 쌓이잖아요. 텃밭에서 뭘하겠냐고 시큰둥하던 남편들의 태도가 달라졌어요. 가정에서 여성들의 지위가 탄탄해졌지요.” 꾸러미를 매주 받는 소비자가 내는 월회비는 10만원이다. 배달과 관리비용을 빼고, 7만원 이상이 여성 농민의 통장으로 입금된다. “원하는 대로 골라 먹던 소비자들이 불편한 꾸러미에 잘 적응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떨어져나가는 회원들도 적지 않아요. 사업이 쉽지 않지만, 회원이 100명까지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김씨의 희망이다. 2010년 말에 뒤늦게 시작한 나주공동체의 수입은 언니네텃밭의 다른 공동체들보다 제법 많이 모자라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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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효창동의 박경희(오른쪽)씨가 11일 제철 채소 꾸러미를 받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왼쪽은 언니네텃밭사업단의 윤정원 사무장이다. 언니네텃밭사업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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