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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8.14 19:48 수정 : 2013.08.15 14:49

살미넨 따루 제공

[esc 매거진] 따루주모의 술타령

가게 운영이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정말 각양각색의 손님들을 만나게 된다. 가끔 사람들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술에 취해서 화장실 세면대를 깨는 사람, 실수로 창고에 들어가서 소변을 보는 사람, 나한테 술을 많이 먹이려고 하는 사람 등. 한편으로는 나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는 손님도 진짜 많다. 오늘 그런 손님 두 분 소개하겠다.

주막을 차리기 전부터 트위터를 열심히 했다. 트위터를 통해 막걸리를 사랑하는 사람들, 외국에 거주하는 동포들, 윤도현 팬클럽 회원 등, 재미있는 인연들을 많이 맺었는데 그중 한 명은 사진에 있는 장지용씨다. 처음에는 그가 글을 엄청 잘 써서 눈에 띄었다. <미수다>를 즐겨 봤다는 지용씨가 얼마 전에 가게를 찾아와서 복숭아막걸리 두 병을 선물로 주었는데 정말 고마웠다. 지금은 많이 친해졌는데 지용씨가 가게를 처음 찾아왔을 때 깜짝 놀랐다. 맑은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을 하는 지용씨는 다른 손님들과 무언가 달라 보였다. 찾아올 당시 그는 상명대학교 사진학과 학생이었는데, 올 때마다 그동안 자신에게 있었던 일들에 대한 뉴스 브리핑을 워드로 작성해 왔고, 가끔 재미있는 퀴즈도 냈다. 그 정성이 정말 대단했다. 알고 보니 지용씨를 특별하게 만든 것은 아스퍼거 증후군이었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고양이에 비교하는 책을 선물받았을 때 알게 됐다. 그때까지 아스퍼거 증후군이란 뭔지 잘 몰랐다. 풍부한 어휘력, 뛰어난 언어적 표현력, 특정 주제에 몰입하는 성향 등이 특징이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어려운 일에 처해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이 인상적이다. 그는 대학 졸업 때까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몇 달 전에 한국장애인개발원에 취직을 했다. 정말 축하할 만한 일이다. 얼마 전에 와서 야구를 설명하는 책을 선물해주고는 다시 찾아와 야구에 대한 퀴즈를 냈다. 한 문제라도 맞힐 수 있으면 야구경기 입장권을 쏜다고 해서 열심히 풀었다. 다행히도 나는 합격했다! 오랜만에 야구 경기를 볼 수 있게 돼서 기대된다.

지용씨에게는 친구가 한 명 있는데, 그분과의 인연도 트위터로 시작했다. 멀리 전남 화순에 사는 윤덕진씨는 <미수다> 골수팬이다.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은 덕진씨가 화순 기정떡 한 박스를 보내주었을 때였다. ‘떡보’인 나에게 정말 반가운 선물이었다. 술떡과 비슷한 기정떡은 푹신푹신하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지용씨와 덕진씨 같은 특별한 손님들을 통해서 만날 때마다 에너지도 많이 얻고 다양한 사람들도 이해하게 된 것 같다.

따루주모 살미넨 따루 ‘따루주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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