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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1.21 20:47 수정 : 2012.11.22 21:31

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강동균(왼쪽) 제주 강정마을 회장이 20일 밤 서울 중구 대한문 옆 ‘함께살자 농성촌’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쌍용·강정·용산 이니셜 SKY
우리가 하늘인 것 보여줄 것”
“한달동안 평화대행진 해보니
전국이 초상집…모두가 아파”

‘대한문 농성촌’ 릴레이 인터뷰 ④ 강정마을 강동균 마을회장

강동균(55·사진) 제주 강정마을 회장은 지난 10월 ‘신개념 국토순례’를 탄생시켰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해군기지 반대 강정마을 주민, 용산참사 유가족이 함께 전국 방방곡곡을 걸었던 ‘생명평화대행진’을 처음 제안해 성사시켰다. 이들은 30여일 동안 골프장, 송전탑, 핵발전소, 4대강 건설 등으로 삶터를 잃고 내쫓긴 이들을 만났다.

“우리 ‘스카이(SKY) 공동행동’은 힘없는 사람들의 아픈 곳을 어루만져주는 순례를 했어요. 과거 어떤 국토순례와도 다르죠.” 국가폭력에 신음하는 피해자들이 또다른 피해자들을 만나 위로하고 연대하는 순례였다. 이를 이끈 ‘스카이 공동행동’은 쌍용(S)·강정(K)·용산(Y)의 약자를 따 지난 6월 출범한 연대기구다. “‘내쫓기는 사람들이 하늘인 것을 보여주자’는 뜻”이라고 강 회장은 설명했다.

이들의 행진은 서울 대한문 옆 ‘함께살자 농성촌’ 마련으로 이어졌다. 행진은 끝났어도 강 회장은 제주 해군기지 공사장 앞 농성장과 서울 대한문 앞 농성촌을 수시로 오가느라 더 바빠졌다.

강정마을 주민들이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나선 지 벌써 5년째다. “먹을 것, 입을 것 걱정 않고 싸우고 있어요. 쌀, 반찬, 이불 등을 전국에서 소포로 보내주세요.” 그걸 ‘강정앓이’라고 부르데요. 국민들이 강정에 폭 빠져버린 거죠.” 지금까지 국민들이 십시일반 모아준 돈만 4억원에 이른다.

그래도 정부는 해군기지 공사를 멈추지 않았다. 최근 평탄화 작업이 완료된 구럼비바위는 시멘트를 덮어쓴 채 옛 모습을 잃어버렸다. 지금은 24시간 공사가 이뤄진다. 공사장 주변에 천막을 친 주민들은 잠을 설쳐가며 차량 출입을 몸으로 막고 있다.

“강정마을은 지금 비상계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20일 대한문 옆 농성촌에서 만난 강 회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게다가 지난해 해군기지 예산의 94%를 삭감했던 국회는 올해 해군이 요청한 2010억원의 예산 가운데 1000억원가량을 통과시켜줄 낌새다. “힘이 있어야 평화를 지킨다고요? 평화는 평화로 지켜야 합니다. 국가 안보도 국민·지역주민과 함께 지키는 겁니다. 주민들이 반대하는 기지 건설을 강행해서 어떻게 안보를 보장할 수 있겠습니까.”

강 회장은 ‘내쫓긴 사람들’과 함께 농성촌을 꾸리고 아픔을 나누면서 큰 위안을 얻는다고 했다. “한달 동안 평화대행진 하면서 다녀보니 전국이 초상집이에요.” 그들이 더 위로받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 때까지 강 회장은 대한문 옆 천막과 강정마을 앞 천막을 계속 오갈 작정이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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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대한문 농성촌’ 릴레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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