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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기획 격차사회를 넘어] 밀려난 삶의 공간 ⑦성수동 구두공장
“중국산 저가 공세에 경영난” 31%‘기능공 부족’ 인력문제 해법 묻자
“노동자 인정·4대보험 적용을” 30% 서울 성수동 제화업체 관계자들은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으로 ‘중국산 저가 신발 공세’를 꼽았다. 원청과 대형 유통업체를 상대로 거래할 땐 이른바 ‘단가 후려치기’가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답했다. <한겨레>가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성수동 제화업체 30곳을 무작위로 방문해 책임자급(대표·이사·공장장)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조사를 한 결과 전체 복수응답의 31.0%가 ‘중국산 저가 신발 공세로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그다음 경영 애로사항으로 사업자금 조달(24.1%), 인력관리(22.4%)가 뒤를 이었다. ‘원청업체의 불공정 관행’을 꼽은 비율도 20.6%에 달했다. 한 제화업체의 공장장은 “정부가 중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겨야 한다. 이러다간 제화업체들이 다 죽어나가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원청·대형 유통업체와의 관계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열에 넷(40.4%)이 ‘단가 후려치기’를 꼽았다. 각종 비용 떠넘기기(21.4%)와 어음 지급 관행(19%), 주문 뒤 납품 거부(11.9%)도 어려움으로 꼽혔다. 대형 제화업체에 납품을 하고 있다는 한 제화업체 대표는 “가뜩이나 일감도 없는 상태에서 대기업 주문을 거부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항의했다가 주문 물량를 확 줄여버리는 보복을 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형업체들이 물량을 줄이거나, 갖가지 이유를 들어 납품을 거부하는 사태가 빈번하다는 것이 이곳 관계자들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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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 구두공장의 한 직원이 매장에 구두를 진열하고 있다. 이들은 올봄 협동조합을 꾸려 자체 제작 상품 판매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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