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10.17 18:20
수정 : 2013.03.1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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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수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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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한남동 작은방
“저는! 인테리어 전문가가 아닙니다! 저는! 초보인 편입니다.” <개그콘서트> 스타일로 날 소개하자면 이렇다. 무슨 이런 황당한 자기소개냐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사실이 이러하다. 인테리어, 실내공간 디자인을 전공한 적은 없다. 학교 전공과 그동안의 직업 역시 인테리어와 무관하다. 어깨너머로 배운 적도 없다.
그럼에도 얼마 전 인테리어 관련 실용서를 냈고, 이렇게 칼럼까지 쓰고 있다. 그 인연은 지금 살고 있는 서울 한남동의 40년 된 집을 만나면서부터다. 집을 고치는 과정을 온라인에 하나씩 소개했는데, 이게 크게 화제가 될지는 몰랐다. 나 역시 다른 사람이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도전해 보았을 뿐이다.
책까지 냈지만 여전히 스스로를 초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게 나에겐 힘이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들이 몸을 혹사시켜 인테리어 비용을 줄여보려고 하는 그 눈물겨운 각오에 공감하고 있고, 그들이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난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누구나 집을 멋지게 꾸미고 싶지만 그 구체적인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이유에 따라 공간의 콘셉트와 표현도 달라진다. 낭만적인 분위기를 내고 싶은 신혼부부의 침실이라면 레드, 핑크, 화이트의 색상을 쓸 것이고, 신랑이 탐탁하지 않더라도 신부의 요구대로 침대에 공주 캐노피를 달아야 할 것이다. 차분히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은 무채색 계열의 젠 스타일로 서재를 꾸밀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꾸미게 된 이유는 창의적인 작업환경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반복되는 하루하루에 지겨워질 무렵, 어릴 적 꿈들이 다시 생각나기 시작했다. 글을 쓰는 작가든 수공예 장인이든, 그 작가라는 것이 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이야기가 담겨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그 출발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영화관 같은 침실, 카페 같은 거실, 그리스 산토리니 분위기의 산뜻한 화장실, 오밀조밀한 맛이 있는 작업실 등을 만들어 나갔다.
이 칼럼에서는 그 과정에서 터득한 인테리어 노하우를 소개하려고 한다. 사람이 환경을 바꾸고, 환경이 다시 사람을 바꾸는 그 여정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셀프 인테리어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을 또는 들여놓은 당신에게 용기를 북돋워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한남동의 작은방 이야기, 이제 시작이다.
우연수집가 moment6.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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