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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2.06 18:39 수정 : 2013.03.11 15:57

우연수집가 제공

[매거진 esc] 한남동 작은방

셋집 인테리어의 한계는 집주인의 성향에 따라 결정된다.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서 가장 흔히 빚어지는 마찰이 벽에 못을 박는 일이다. 세입자는 거울이나 액자를 달아야 한다고 하고, 집주인은 전에 살던 사람은 잘 살았는데 왜 그러냐고, 벽에 금이 가면 책임질 거냐고 한다. 법적으로 전셋집은 들어올 때의 상태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생활에 꼭 필요한 설비는 예외로 둔다. ‘꼭 필요하다’는 기준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가 없어 대부분 집주인과의 타협을 통해 허락을 받는다. 이때 세입자의 언변술이 중요하다.

나는 마음대로 고칠 수 있는 집을 구하고 다녔기 때문에 계약을 하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하였다. 그리고 인테리어 초보였지만 디자인을 전공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집을 멋지게 바꿔 놓겠다고 호언장담을 하였다. 재개발 지역이었던지라 다행히 집주인은 ‘때려 부수든 말든 알아서 하라’는 파격적인 허락을 해주었다. 나는 그동안의 한을 풀어내듯 집안 곳곳에 선반을 달기 시작했다. 선반은 실용적이기도 하지만 이국적인 느낌 때문에 젊은층에서 인기가 많다. 쭉 뻗은 구조가 시원하고 선반 위의 물건들은 장식적인 효과를 내기 때문에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

시중에 세트로 된 기성제품도 많지만 원목 판재와 선반 받침대를 따로 주문하여 설치할 수도 있다. 원목은 자신이 원하는 사이즈로 재단할 수 있고, 유해 성분이 없어서 좋다. 선반 받침대의 종류와 크기도 다양한데 헤펠레사의 제품이 저렴하고 튼튼하다. 선반 위에 올리고 싶은 물건의 무게에 따라 선반의 두께와 받침대의 크기를 결정해야 한다. 벽이 콘크리트가 아니라 합판이나 석고보드로 되어 있다면 무거운 선반은 달지 않는 게 안전하다.

벽에 여러 개의 선반을 설치하고 싶을 때는 채널 선반을 이용하자. 선반마다 받침대를 각각 설치할 필요 없이, 철제 기둥을 벽에 부착하고 선반 받침대를 기둥에 끼워서 사용하는 방법이다. 적은 수의 못을 박아도 되기 때문에 설치가 편하고 벽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만약 집주인이 벽에 선반을 다는 것을 끝내 허락하지 않는다면 다른 식의 선반을 만들 수도 있다. 바닥에 벽돌이나 책을 양쪽에 쌓고 원목 판재를 얹은 다음, 그 위로 또다시 벽돌이나 책을 쌓는 방식으로 여러 단의 선반을 만들 수 있다. 기둥 구실을 하는 벽돌, 목재, 책 등이 인테리어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우연수집가 poeticz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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