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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3.13 22:28 수정 : 2013.03.14 15:26

[매거진 esc] 성분표 읽어주는 여자
시시크림 헛소동

지금 장안의 화제는 단연 시시(CC: Complete Combo)크림일 것이다. 기초는 물론 미백과 주름개선, 자외선차단, 안색보정에 메이크업까지, 하나의 크림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 올인원 제품이라는 홍보를 타고 브랜드마다 벌써 몇십만 개씩 팔아치웠을 정도다. 미디어들은 일제히 “비비(BB)크림의 진화!”, “새로운 한류 화장품!”으로 치켜세우고 있다.

필자의 눈에는 이 모든 것이 과장, 헛소동, 호들갑으로 보일 뿐이다. 화장품회사들은 시시크림이 마치 대단한 기술적 진보인 양 떠들어댄다. 실제로는 그저 기존 비비크림에 식약청이 인정하는 기능성 성분을 첨가한 제품일 뿐인데 말이다. 아, 물론 좀 달라 보이기 위해서 ‘컬러 캡슐’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이용하긴 했다. 화장품회사들은 이것을 ‘광채 캡슐’, ‘트랜스포머 캡슐’ 등으로 부르며 “내 피부에 맞는 색으로 컬러가 바뀐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그저 착색제와 광채 성분을 알갱이 형태로 넣은 것일 뿐이다. 또한 무슨 공상과학영화도 아니고 사람 피부에 맞춰서 여러 가지 색으로 변하는 착색제가 어디에 있나? 시시크림에서 진보한 것이 있다면 화장품회사들의 거짓말 솜씨와 상상력뿐이다.

최지현 제공
시시크림 헛소동을 살펴보면 우리 사회가 기업과 미디어의 세뇌작전에 얼마나 무기력한지 알 수 있다. 시시크림과 비슷한 제품이 과거에는 없었던가? 이미 기존의 비비크림도 자외선차단에 주름개선과 미백이 가능한 제품이 상당수 있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시시크림인가? 그 이유는 더이상 비비크림이라는 이름으로는 재미를 못 보기 때문이다. 비비크림이 ‘틴티드 모이스처라이저’를 이름만 바꾼 제품인 것처럼, 시시크림도 이름만 바꾼 비비크림일 뿐이다.

‘올인원’이라는 표현에도 속지 말자. 화장품회사들은 보습, 모공축소, 안색개선, 광채, 윤기 등 좋은 말을 다 끌어와서(사진) ‘7-in-one’ 심지어 ‘12-in-one’이란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말들은 법적 규제를 받지 않아서 아무렇게나 쓰면 그뿐이다. 결정적으로 시시크림은 절대로 올인원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제대로 된 자외선차단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1g에 가까운 양(500원 동전 크기)을 발라야 하는데 그렇게 많이 바르면 화장이 두꺼워져서 시시크림의 생얼 효과는 물 건너가 버리기 때문이다. 만약 올인원이라는 말에 혹해서 시시크림만 바른다면 여자들은 아무 보호막 없이 햇볕에 얼굴을 맡기는 것이 된다. 시시크림이 올인원이라는 화장품회사들의 주장을 순진하게 믿는다면 정말 곤란하다.

최지현 화장품 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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