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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충남 서천군 종천면 어메니티 복지마을 안 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이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서천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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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창간25돌] 도시의 미래를 보다
서천군 ‘어메니티 복지마을’
복지관은 수산시장처럼 북적
떡만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전국 쇼핑몰 떡판매 1위 대박
“낡은걸 새롭게 하는 것보다
행복 살리기가 진짜 혁신”
이정직(77) 할아버지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팔다리 안 아픈 곳이 없다. 그래도 날마다 버스를 타고 30분 거리에 있는 어메니티 복지마을을 찾는다. “재밌어. 몸을 계속 움직이게 해주고 같이 어울릴 사람들이 있으니께.” 어메니티라는 말을 아는지 물었다. “어메니티? 많이 들었지. 환경을 잘 조정해서 복지마을 만드는 거 아닌가?”
■ 혁신 1, 은빛 복지 지난 2일 충남 서천군 종천면 어메니티 복지마을. 나소열(54) 서천군수와 함께 찾은 노인복지관은 왁자지껄 수산시장 같았다. 어르신 100여명이 당구·탁구·바둑 등 좋아하는 스포츠에 저마다 삼매경이다. 마침 댄스교실 시간이 되자 신나는 음악이 노인들 웃음을 타고 복지관 건물을 쩌렁쩌렁 울린다. 도정순 노인복지관장은 “어르신들이 밝고 참 좋아하신다. 하루에 200~250명이 오신다”고 말했다.
서천은 군민 5만8000여명 가운데 65살 이상 노인이 28%에 가까울 만큼 고령화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쾌적한 환경을 지키면서 노년까지 풍요로운 삶을 조화롭게 추구한다는 어메니티 정책에서 은빛 머리칼로 상징되는 노인 복지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나 군수는 “러시아 사할린에서 영구 귀국한 어르신들 117가구가 서천에서 지내는데, 이분들이 요즘은 봉사대로 나서서 노인복지관 찜질방 청소도 해주고 김장도 담가주신다”고 말했다.
■ 혁신 2, 시장과 광장 서천의 전통시장은 애초 서천읍 중심가에 있었다. 2004년 시장을 읍 외곽으로 옮기려 하자 시장 상인들이 강하게 반대했다. 1년 넘는 갈등 조정 끝에 이듬해 지금의 수산물 특화시장 자리로 옮긴 뒤 3년이 지나자 시장이 자리를 잡았다. 요즘은 하루 4000여명이 찾고 주말엔 북새통을 이뤄 올해 안에 주차장을 더 넓힐 참이다. 시장 상인들이 “예전 시장이 ‘여인숙’이었다면 여기는 ‘호텔’이여”라고 할 정도다. 40년 가까이 시장에서 일해온 오희순(70) 할머니는 “손님? 겁나게 늘었제. 근디 차들이 들어왔다가 주차할 데가 없어 돌아가면 제일 속이 상혀”라고 말했다.
옛 시장 터는 ‘봄의 마을’이라는 이름의 광장으로 변신했다. 시장이 떠나가면서 도심 공동화가 우려됐지만 2007년 정부가 공모한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사업에 선정되면서 군 종합교육센터와 청소년문화센터, 여성문화의 집 등 건물 5개 동이 2011년 들어섰다. 3600㎡ 터에 광장을 중심으로 들어선 건물은 주민들 누구나 자유롭게 오가고 만나는 ‘커뮤니티 센터’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원도심의 활력을 되살린 도시 재생의 사례로 떠오르면서 지난 1월에는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가 주관한 제6회 대한민국 공공건축상에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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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의 수산물 특화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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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자원, 관광과 연결…소득도 올리고 공동체도 가꾸고” 서천군 국립생태원 10월 개관
금강 일대 명소들 어우러져
한해 수십만명 관람객 기대 충남 서천군에서는 올가을부터 커다란 ‘초록빛 심장’이 두근두근 뛰게 될 전망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를 통합 연구하고 생태적 가치를 평가하는 국내 유일의 전문기관인 환경부 국립생태원(ecoplex.go.kr)이 10월 개관하는 것이다. 이곳은 열대·사막·지중해·온대·극지 5개 기후대별 동식물상과 한반도 숲·습지를 관찰·연구·교육할 수 있는 시설을 모두 갖췄다. 도마뱀부터 펭귄, 선인장부터 바오밥나무까지를 생태원 안에서 모두 볼 수 있어 연간 관람객이 최소 수십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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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군 마서면에서 오는 10월 개관할 환경부 국립생태원의 온실 ‘에코리움’. 한경부 국립생태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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