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창간25돌] 막오른 CSV시대
삼성전자 그린메모리
국내 IDC 전력소비량 춘천시 2~3배‘더 빠르고 전력 적게’ 목표 다가가
성능 6배↑…소비전력은 최대 60%↓
그린메모리로 교체…140억달러 이익 정보기술(IT) 산업과 온라인 세계를 뒷받침하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만큼 전력 소모가 많다. 국내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소비량은 인구 30만명인 강원도 춘천시 전력소비량의 2~3배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전세계로 시야를 넓히면, 50만개에 달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량은 세계의 전력소비량의 1.5%이자 100만㎾짜리 발전소 50기의 발전량에 이른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자동차 4000여만대 수준이다.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현재의 아이티 산업 자체가 점점 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고, 그만큼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표적인 공유가치창출(CSV) 사례로 꼽히는 삼성전자의 ‘그린메모리’는 ‘지속가능하지 못한’ 아이티 산업의 ‘아킬레스건’에 주목한 전략이다. 더 빠른 속도를 내면서도 전력을 적게 먹는 제품을 찾는 시장의 니즈(필요)에 부응하면서 지구환경에 기여하는 해법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 그린메모리의 핵심이다. 지난해 11월6일 삼성전자는 ‘삼성 메모리 솔루션 시아이오(CIO·최고정보책임자) 포럼 2012’를 개최하고, ‘그린메모리 솔루션의 진화’라는 주제로 차세대 그린메모리 전략을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4세대 그린메모리 제품은 “더 빠르고 전력을 적게 소비한다”는 목표에 한발 더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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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 위한 일자리 3년안 1000개 만든다 KT “기업목표·사회가치 동시 추구” 케이티(KT)는 지난해 12월 사회공헌 활동을 총괄하는 ‘공유가치창출단’을 새롭게 만들었다. “사회공헌도 기업의 목표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공유가치창출로 변모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조처였다. 공유가치창출단은 정보 소외계층에 정보기술(IT) 교육을 지원하는 직원 200여명으로 꾸려진 아이티서포터즈 활동과 기존 사회적 책임활동(CSR) 기능을 총괄하게 됐다. 케이티의 사회공헌 활동은 크게 사랑나눔, 아이티나눔, 문화나눔 등 3가지 분야로 나뉘었다. 각각 일반 봉사활동, 아이티 소외계층 지원·교육, 체임버홀 등 문화시설 운용 등을 뜻했다. 그런데 공유가치단이 출범하면서 사랑나눔과 아이티나눔이 사실상 통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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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0억달러 ‘친환경 사업’ 연구개발비 투자 GE 생태인증 제품 매출 1000억달러
온실가스 배출량 7년만에 29%↓ 제프리 이멀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이 2005년 ‘친환경은 돈이다’(Green is Green)라는 구호를 내걸고 그룹 전체를 친환경 사업 중심으로 개혁하고자 했을 때, 임원 대부분이 반대했다. 하지만 그는 흔들림 없이 친환경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 ‘에콜로지’(생태)와 지이의 슬로건인 ‘이매지네이션 앳 워크’를 합한 용어인 ‘에코매지네이션’ 인증과 솔루션을 채택한 제품들의 2011년 매출이 210억달러에 이르렀다. 누적 규모는 1000억달러를 넘겼다. 에코매지네이션 분야의 성장률은 지이 전체 매출 성장률의 두배를 웃돈다. 청정에너지원 개발, 온실가스 감축기술 개발, 친환경 엔지니어링 기술 개발 등을 총괄하는 에코매지네이션은 이제 전세계 공유가치창출(CSV)의 ‘전범’으로 여겨지고 있다. 전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에너지, 효율성, 수자원 고갈 등의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성장을 추구하는 지이의 사업 방식은 공유가치창출이 추구하는 이상에 꼭 들어맞는다. 제프리 이멀트 회장은 나중에 “우리는 첫날부터 이윤 창출의 관점에서 일을 시작했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접근한 것이 결코 아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으로 ‘친환경’을 선택한 셈이다. 지이는 현재 매년 20억달러에 가까운 돈을 에코매지네이션 연구개발(R&D)에 쓰고 있다. 2010~2015년 누적 투자규모 목표는 100억달러에 이른다. 지이의 까다로운 내부 인증을 통과한 에코매지네이션 제품은 100종을 넘어섰다. 에코매지네이션의 효과는 단순히 매출증대에 그치지 않았다. 2011년 지이의 에너지 소비량은 4817만MMBtu(영국열량단위)가 감소했다. 2004년 대비 19% 줄어든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규모도 509만t에 이르며, 2004년 대비 29% 감소했다. 물 사용량도 91억갤런으로 2006년 대비 35% 감소했다. 지이는 에코매지네이션을 확장한 헬시매지네이션도 2009년 출범했다. 2015년까지 헬스케어 분야에서 100개의 혁신제품에 6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전세계의 의료 비용을 15% 줄이고, 의료 서비스 품질은 15% 향상시키며, 의료접근성도 15%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헬시매지네이션 사업 또한 기존 사업 대비 두배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그룹의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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