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3.21 16:53
수정 : 2014.03.21 16:53
10분의 1초 안에 몸 100도 옆으로
머리 꼬리 등은 3D프린터로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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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MIT의 앤드류 마치즈(오른쪽) 박사학위후보 연구원과 연구를 지도한 다니엘라 러스 교수가 로봇 물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MI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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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물고기처럼 꼬리와 몸통을 좌우로 흔들며 바다속을 누비는 로봇물고기가 선을 보였다.
미 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실의 연구자들이 실리콘 소재를 이용해 개발한 이 로봇은 몸이 휘는 모습이 C자를 닮았다 해서‘시턴(C-turn)’이란 애칭이 붙여졌다.
다양한 센서와 컴퓨터 무선연결 장치가 들어 있는 머리 부분을 제외한 다른 부위는 양 옆으로 휘어질 수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10분의 1초 안에 몸을 100도 정도 구부릴 수 있는데, 이는 실제 물고기에 버금가는 반응속도라고 한다.
이 로봇은 유연한 동작을 할 수 있는 ‘소프트 로봇’ 개발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소프트 로봇은 좀더 다양한 형태의 움직임이 가능해 몸이 경직돼 있는 기존의 ‘하드 로봇’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한다. 개발팀을 이끈 다니엘라 러스 교수는
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소프트 로봇의 장점으로 안전성을 강조했다. 로봇과 인간의 접촉 빈도가 갈수록 잦아지면서 로봇과 인간이 부딪칠 가능성이 커지는데 소프트 로봇은 이런 충돌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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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는 최대 100도까지 휘어질 수 있다. 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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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물고기가 몸을 옆으로 휘는 동작은 어떻게 작동시키는 것일까? 로봇 물고기 꼬리의 양 옆에는 기다란 관이 몸에 꽉 달라붙어 있다. 물고기 배에 있는 통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돼 이 관을 팽창시키면 꼬리는 반대편으로 휜다.
물고기 꼬리의 움직임에는 두개의 조절 변수가 있다. 하나는 가스를 배출하는 노즐의 구멍 크기이고 다른 하나는 그 구멍이 열려 있는 시간이다. 실험 결과 꼬리는 최대 100도까지 휘어졌다. 이는 전적으로 관이 팽창하는 시간에 달려 있다. 얼마나 빨리 휘는지는 구멍 크기에 달렸다. 지름이 크면 속도는 빠르지만 휘는 각도는 작아진다. 두 변수의 비동조화는 실제 물고기에서 관찰된 것과 비슷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로봇 물고기의 최대 문제는 동력원이 너무 빨리 고갈된다는 점. 로봇 물고기가 20~30번 움직이면 통 안에 있는 이산화탄소는 모두 소진된다. 연구진은 이산화탄소 대신 물을 이용해 30분 정도 작동시킬 수 있게 하는 것을 다음 목표로 삼고 있다. 로봇 물고기의 머리, 꼬리 등은 3D프린터로 제작됐다.
소프트 로봇은 로봇과학 분야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분야다. 관련 전문가들은 최근 <소프트 로보틱스>(Soft Robotics)란 이름의 전문저널을 창간했다. 이번에 개발된 로봇은 이 창간호에 소개된 것이다.
곽노필 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http://plug.hani.co.kr/fu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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