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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7.01 12:33 수정 : 2014.07.01 16:25

5분 걸으면 최대 25분 통화량 충전…축전 가능
무게 500g으로 작고 가벼워…값 300~400달러

배낭 속의 ‘고킨’. 3번째 개발 시제품이다. kickstarter.com/

걷기 운동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 휴대폰 등의 전자기기를 충전시키는 휴대용 발전기. 미래형 기기의 아이디어로 주목받아온 제품 가운데 하나다. 이제 그런 제품이 실제로 제작돼 미래가 아닌 현실이 됐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킹스턴시의 퀸스대 친춰 리(Qingguo Li) 교수와 박사과정생 마이클 셰퍼티키(Michael Shepertycky)는 언제 어디서나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혁신적인 휴대용 발전기를 개발했다. ‘고킨’(GO KIN)이라는 이름의 이 장치는 5분 동안 걷기만 하면 10~25분간 통화할 수 있는 전기를 휴대폰에 충전해줄 수 있다. 걷는 속도가 빠를수록 충전량도 커진다. 시속 3.2㎞로 걸을 경우 10분, 시속 5.4㎞로 걸을 경우 25분간 통화할 수 있는 전기가 만들어진다.

휴대용 충전장비 ‘고킨’을 배낭에 넣고 걷고 있다. 배낭 밑 케이블이 신발과 연결돼 있는 모습이 보인다. kickstarter.com/

배낭이나 주머니팩에 달고 케이블을 발목과 연결

고킨은 운동 에너지만을 활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게다가 걷기 운동을 하니 건강에도 좋다. 빠르게 걸을수록 발전량도 세진다니 운동 효과 또한 금상첨화다. 특히 그동안 개발됐던 휴대용 발전기들이 주로 태양이나 바람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고킨은 걷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자연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하루 24시간 언제나 이용 가능하다. 제품이 단순해 사용하기도 쉽다.

운동화 발목에 달려 있는 스트랩에 케이블을 연결하는 모습. kickstarter.com/

운동화 발목과 배낭 사이에 케이블이 연결돼 있다. kickstarter.com/

기기를 배낭이나 주머니팩(허리띠에 매는 지퍼 달린 작은 가방)에 부착한 뒤 기기 아래쪽에 부착된 2개의 케이블을 발목과 연결시킨 뒤 걷기만 하면 전기가 만들어진다. 충전을 하려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배터리 같은 전자기기의 충전케이블을 고킨의 USB포트에 꽂으면 된다. 고킨에는 2개의 USB포트가 있다. 또 비상시나 걷기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해 평소에 여유 전기를 만들어 담아둘 수 있는 리튬이온전지도 들어 있다.

고킨 개발의 두 주인공인 킹쿠오 리(오른쪽) 교수와 마이클 셰퍼티키. kickstarter.com/

 고킨 프로젝트는 1년 전 퀸스대의 비영리 특허중개기구인 ‘파텍 이노베이션’과 아웃도어장비 업체 경영자인 빌 오스트롬이 손을 맞잡으면서 시작됐다. 카누 여행 애호가인 오스트롬은 리 교수의 제품 아이디어에 무릎을 치고, ‘고 킨 팩스’(Go Kin Packs)라는 회사를 세운 뒤 곧바로 개발 지원에 나섰다. 오스트롬은 현재 고킨의 상용화와 추가적인 개발자금 마련을 위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를 통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 모금 목표는 3만달러.

지난 1년간 만든 시제품들. 처음에 비해 크기가 많이 작아졌음을 알 수 있다. kickstarter.com/

애초 매우 크고 묵직했던 고킨의 무게는 현재 1.2kg(배터리 포함)까지 가벼워졌다. 크기도 25x13x8cm로 작아져, 이젠 배낭에 넣고 다니는 데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가 됐다. 오스트롬은 상용화때까지 제품의 무게를 0.5kg 아래로 떨어뜨려 휴대성을 더 높일 계획이다. 오스트롬은 또 고킨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는 운동량 측정 앱 기기 ‘피트 키트’(Fit Kit)도 개발중이다.

올해 11월 첫 시판…운동량 측정 앱도 개발 중

개발자인 리 교수는 고킨이 상용화할 경우, 사회적으로나 환경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리 교수는 일단은 야외활동 애호가들로부터 크게 환영받겠지만, 하지만 사회적으로는 전기 공급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개발도상국이나 전기 공급이 끊긴 재난지역 등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오지 이동이 많은 군대에서도 쓰임새가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고킨 팩스 대표인 오스트롬 자신은 이 제품을 카누 여행 때 쓸 계획이다. 자신이 여행중에 사용해야 하는 수면 무호흡증 치료장비에 전기를 공급해 줄 휴대용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이클 셰퍼티키가 시제품을 배낭에 메고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 kickstarter.com/

시판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오스트롬은 300~400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모금과 개발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오는 11월 첫 제품을 시중에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고킨의 상용화는 각국의 에너지 공급 시스템에서도 적잖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재생가능 에너지를 주력으로 하는 마이크로 그리드(국소전력공급시스템)에 이어, 고킨 같은 휴대형 발전장비들이 더욱 작은 단위의 전력공급 시스템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도국의 전기 소외지역이나 산간 오지마을 같은 곳이 이 ‘마이크로 마이크로 그리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곽노필 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http://plug.hani.co.kr/fu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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