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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늘어나는 세계 인구의 대부분은 아프리카인이다. 유엔은 아프리카 인구가 이번 세기말 지금의 4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commons.wikim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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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즈 통계학 동원한 예측…현재 10억의 4배 이상 예상
2050년에 세계 인구 정체될 거란 기존 분석 뒤집는 연구
2100년이라 하면 먼 훗날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수명 연장 추세를 보면, 지금의 초등생들 상당수는 살아서 2100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그 2100년에 세계 인구 지형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그때의 모습을 추정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인구 전망 결과가 나왔다. 유엔과 워싱턴대 연구진이 최근 공동으로 내놓은 인구 전망 보고서 내용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이번 세기 말이 되면 세계 인구의 절반은 아프리카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2050년대를 전후해 세계 인구 증가세가 멈출 것이라는 이전의 전망과 달리, 21세기 말까지 인구 증가가 멈추지 않고 최고 123억명까지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인구 증가에 따른 저개발국들의 빈곤, 질병 등의 상황 악화를 우려하는 유엔에 묵직한 경고 사이렌이 울린 셈이다. 아프리카 인구 급증에 따른 국제 이주 문제, 다문화 사회 대책 등도 유엔 차원에서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의 인구 전망 보고서는 향후 세계 인구 지형이 극적인 변화를 겪는 근거로, 아프리카에서 높은 출산율이 계속되고 에이즈 퇴치 노력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종전의 연구들은 그동안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에서 보여준 출산율 패턴이 아프리카에서도 재현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번 연구진은 그러나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인구 1억6천만명으로 아프리카 최대 인구국인 나이지리아는 지난 15년간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평균 6명의 아이를 낳는다. 이런 흐름은 나이지리아의 인구가 2100년 5억3200만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에 90%의 신뢰도를 부여한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워싱턴대 통계사회학 교수 애드리안 래프터리(Adrian Raftery)는 아프리카 전체 인구가 현재 10억에서 2100년 최소 35억명에서 최대 51억명으로 급증할 확률을 80%로 예상했다. 앞으로 늘어나는 인구는 대부분 아프리카인이 될 것이란 추정이다.
반면 현재 약 44억명으로 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 인구는 소폭 증가세를 이어가다 2050년 50억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연구진은 내다봤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은 이미 인구 감소 단계에 들어섰고, 한국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인 1.2명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가정 1자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출산율도 인구유지 수준(2.1명)을 훨씬 밑도는 1.5명 안팎이다. 제2의 인구 대국인 인도 역시 1990년대까지 3~4명이던 출산율이 현재 2.5명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논문 속의 그래프를 보면, 이르면 2070년대 후반께부터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인구 수가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북아메리카와 라틴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지역, 유럽의 인구는 각각 10억명을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의 또 하나 핵심은 세계 인구 증가가 21세기말까지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구진은 현재 72억에 이르는 세계 인구가 2050년 90억~123억명 사이에 있을 확률을 80%라고 전망했다. 래프터리 교수는 “학계에선 지난 20년간 세계 인구가 90억명까지 늘어난 뒤 정체하거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해왔지만, 우리는 이번 세기에 인구가 안정 증가가 멈추지 않을 확률을 70%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래프터리 교수는 유엔 추정치는 역사적으로 정확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인구 전망에 힘을 실었다. 그에 따르면 1950년대에 작성된 인구전망보고서는 2000년 세계 인구가 62억에 이르고, 지금 시점에서는 70억 가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것. 이 두 전망치는 실제와 근접한 수치이다. 세계 인구가 60억을 돌파한 때는 1999년, 70억을 넘어선 때는 2011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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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래프는 2100년 세계 인구 전망치. 점선은 이전 시나리오 방법론을 썼을 때의 예상 범위이다. 그림자가 있는 영역은 통계적 방법을 이용한 불확실성 구간. 짙은색 영역은 80%의 신뢰구간이며, 좀더 옅은 색 영역은 95%의 신뢰구간이다. 아래 그래프는 대륙별 인구전망치이다. Credit: A. Raftery / Univ. of Washing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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