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보다 뛰어난 기계지능 45년 내 출현할 확률 50%”
한편으로 위험 한편으론 기회…공존의 융합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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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IFA의 최대 주제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스마트홈이었다. 사진은 엘지 전시관. IF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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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트렌드로 본 인공지능(파란색), 특이점(빨간색) 검색 빈도 추이. 2016년 3월 이후 검색빈도가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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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예측한 고도기계지능 출현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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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출간된 표지와 저자 레이 커즈와일.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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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점을 바라보는 이공계 학자들과 인문학자들의 시각에는 큰 차이가 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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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3.0>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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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년 아즈텍 원주민을 정복하는 스페인 코르테즈 장군의 군대. 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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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http://plug.hani.co.kr/futures
인공지능 권위자 9인에게 던져진 세가지 질문
세계 최대의 전기전자부문 전문가 단체인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 ‘아이트리플이’라고 발음)가 발행하는 학술지 <스펙트럼>은 2017년 6월 인공지능 특집을 발행했다. 이 특집에는 인공지능 연구분야의 권위자로 통하는 9인의 견해를 소개했다. 이들에게 던져진 첫번째 질문은 “언제 컴퓨터가 인간의 뇌와 같은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인가”였다. 신경모방 칩 연구의 선구자인 캘리포니아공대 카버 미드(Carver Mead) 명예교수를 제외한 8명이 답변을 보내왔다. [%%IMAGE12%%] 컴퓨터는 언제 인간 뇌와 같은 능력을 갖게 될까 레이 커즈와일은 자신의 소신대로 2029년이라고 시기를 콕 집어 말했다. 스위스 달르몰 인공지능연구소(IDSIA) 소장 유르겐 슈미트후버(Jurgen Schmidhuber) 박사는 곧 일어날 일이라고 답변했다. 뉴욕대 심리학 교수인 개리 마커스(Gary Marcus)는 20~50년 후로 좀 더 멀리 내다봤다. 영국 옥스퍼드대 철학 교수 닉 보스트롬(Nick Bostrom)은 “수십년 이내”라고 다소 애매하게 말했다. 미 조지메이슨대 경제학 교수인 로빈 핸슨(Robin Hanson)과 제약회사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United Therapeutics)의 최고경영자(CEO)이자 트랜스휴머니즘 단체인 테라셈 무브먼트(Terasem Movement) 설립자인 마틴 로스블랫(Martine Rothblatt)은 “21세기 이내”라고 답했다. 협업로봇 제조업체 리싱크로보틱스의 회장 로드니 브룩스(Rodney Brooks)는 가장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질문 내용을 “컴퓨터/로봇은 언제 사람만큼 지적이고 의식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까”로 스스로 수정한 뒤 이런 답을 보내왔다.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특히 커즈와일이 살아 있는 동안은 아니다. 그의 강렬한 희망에도 불구하고 그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수십년 안에 죽을 것이다. 우리와 같은 수준의 기계를 만나려면 족히 100년 이상은 지나야 할 것이다. 아마도 수백년은 걸릴 것이다.” 브룩스 회장은 특히 개 수준의 지능과 의식을 갖추는 데도 앞으로 50~100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진짜 개와 거의 근접한 코를 갖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비엠(IBM) 인공지능 왓슨의 책임설계자인 루치 푸리(Ruchir Puri)는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인간의 뇌는 체스, 퀴즈쇼(Jeopardy), 바둑의 챔피언이 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인간 뇌에는 보살핌, 공감, 공유, 독창성, 혁신 같은 특성이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인간의 뇌가 작동하고 학습하는 놀라운 형태와 에너지 효율은 논외로 치더라도, 이런 인간의 특성을 기계가 갖추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인공지능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더 가속화하더라도 이런 질문에 전체적으로 대답할 수 있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IMAGE13%%] 인간 뇌와 같은 컴퓨터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전문가들에게 주어진 두번째 질문은 “인간의 뇌처럼 작동하는 컴퓨터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였다. 전문가별로 답변 내용에 차이가 컸다. 핸슨은 인공지능은 인간을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고 답했다. “인간 뇌 수준의 능력을 갖춘 컴퓨터는 뇌보다 저렴할 것이고 따라서 거의 모든 업무에서 뇌를 대신할 것이다. 컴퓨터는 공장에서 빠르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경제도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 아마 매달 두배씩 성장할지도 모른다. 인간은 은퇴해야 하지만 자본은 대부분 갖고 있을 것이며, 이 자본은 경제와 같은 속도로 늘어날 것이다.” 마커스는 특히 과학과 의학의 커다란 발전을 예상했다. 로스블랫과 커즈와일은 뇌 속 정보들을 모두 다운로드할 수 있게 되면서 인간은 불멸의 삶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커즈와일은 인공지능이 이미 뇌를 확장시켜 문제 해결 능력을 확대하고 더 나은 삶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드니 브룩스는 컴퓨터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합리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100년 이상은 인간 수준의 지적 컴퓨터가 나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100년 후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는 “질문을 컴퓨터/로봇이 세상을 어떻게 바꿔나가게 될 것인지로 단순화하면 베이비붐 세대는 20년 안에 로봇기기들을 집 안에 두고 로봇의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답변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 중엔, 여전히 불멸의 삶을 얻지 못할 커즈와일도 있을 것이라고 비꼬듯 덧붙였다. [%%IMAGE14%%] 인간을 뛰어넘는 컴퓨터가 올 미래가 두려운가 마지막 세번째 질문은 “컴퓨터가 인간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지능을 갖게 될 미래가 두려운가?”였다. 미드 교수는 “기술이 진보할 때마다 사람들은 세상의 종말이 올 것으로 예측했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며 “오늘날의 세상은 100년 전 세상보다 모두에게 훨씬 나은 세상”이라는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기술은 세상의 번영을 촉진해온 유일한 힘”이라며 “기술은 언제나 선과 악 양쪽에서 모두 이용해 왔지만 100년을 돌아보면 선이 큰 차이로 악을 이겨왔다”고 덧붙였다. 핸슨은 지금 이 순간 변화에 두려움을 갖지 않는 사람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블랫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 로봇 시장이 진화해 갈 것이기 때문에 두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커즈와일은 인류는 인공지능과 결합해 위험을 피하고 최적의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트롬은 인공지능에 대한 통제 문제를 우려했다. 브룩스는 전혀 두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미래의 우리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향후 100년 동안 세상은 진화해 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미래를 상상할 수 없으니 불안해 할 근거도 없다는 것이다. 마커스는 불안하다고 했다. 그러나 그 불안은 기계가 너무 똑똑해질 경우에 대한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은 힘을 가질 경우에 대해서다. 예컨대 당신의 아이큐가 무엇이든 당신 미국 대통령이 되는 경우를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세계 최대의 전기전자부문 전문가 단체인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 ‘아이트리플이’라고 발음)가 발행하는 학술지 <스펙트럼>은 2017년 6월 인공지능 특집을 발행했다. 이 특집에는 인공지능 연구분야의 권위자로 통하는 9인의 견해를 소개했다. 이들에게 던져진 첫번째 질문은 “언제 컴퓨터가 인간의 뇌와 같은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인가”였다. 신경모방 칩 연구의 선구자인 캘리포니아공대 카버 미드(Carver Mead) 명예교수를 제외한 8명이 답변을 보내왔다. [%%IMAGE12%%] 컴퓨터는 언제 인간 뇌와 같은 능력을 갖게 될까 레이 커즈와일은 자신의 소신대로 2029년이라고 시기를 콕 집어 말했다. 스위스 달르몰 인공지능연구소(IDSIA) 소장 유르겐 슈미트후버(Jurgen Schmidhuber) 박사는 곧 일어날 일이라고 답변했다. 뉴욕대 심리학 교수인 개리 마커스(Gary Marcus)는 20~50년 후로 좀 더 멀리 내다봤다. 영국 옥스퍼드대 철학 교수 닉 보스트롬(Nick Bostrom)은 “수십년 이내”라고 다소 애매하게 말했다. 미 조지메이슨대 경제학 교수인 로빈 핸슨(Robin Hanson)과 제약회사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United Therapeutics)의 최고경영자(CEO)이자 트랜스휴머니즘 단체인 테라셈 무브먼트(Terasem Movement) 설립자인 마틴 로스블랫(Martine Rothblatt)은 “21세기 이내”라고 답했다. 협업로봇 제조업체 리싱크로보틱스의 회장 로드니 브룩스(Rodney Brooks)는 가장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질문 내용을 “컴퓨터/로봇은 언제 사람만큼 지적이고 의식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까”로 스스로 수정한 뒤 이런 답을 보내왔다.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특히 커즈와일이 살아 있는 동안은 아니다. 그의 강렬한 희망에도 불구하고 그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수십년 안에 죽을 것이다. 우리와 같은 수준의 기계를 만나려면 족히 100년 이상은 지나야 할 것이다. 아마도 수백년은 걸릴 것이다.” 브룩스 회장은 특히 개 수준의 지능과 의식을 갖추는 데도 앞으로 50~100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진짜 개와 거의 근접한 코를 갖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비엠(IBM) 인공지능 왓슨의 책임설계자인 루치 푸리(Ruchir Puri)는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인간의 뇌는 체스, 퀴즈쇼(Jeopardy), 바둑의 챔피언이 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인간 뇌에는 보살핌, 공감, 공유, 독창성, 혁신 같은 특성이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인간의 뇌가 작동하고 학습하는 놀라운 형태와 에너지 효율은 논외로 치더라도, 이런 인간의 특성을 기계가 갖추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인공지능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더 가속화하더라도 이런 질문에 전체적으로 대답할 수 있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IMAGE13%%] 인간 뇌와 같은 컴퓨터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전문가들에게 주어진 두번째 질문은 “인간의 뇌처럼 작동하는 컴퓨터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였다. 전문가별로 답변 내용에 차이가 컸다. 핸슨은 인공지능은 인간을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고 답했다. “인간 뇌 수준의 능력을 갖춘 컴퓨터는 뇌보다 저렴할 것이고 따라서 거의 모든 업무에서 뇌를 대신할 것이다. 컴퓨터는 공장에서 빠르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경제도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 아마 매달 두배씩 성장할지도 모른다. 인간은 은퇴해야 하지만 자본은 대부분 갖고 있을 것이며, 이 자본은 경제와 같은 속도로 늘어날 것이다.” 마커스는 특히 과학과 의학의 커다란 발전을 예상했다. 로스블랫과 커즈와일은 뇌 속 정보들을 모두 다운로드할 수 있게 되면서 인간은 불멸의 삶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커즈와일은 인공지능이 이미 뇌를 확장시켜 문제 해결 능력을 확대하고 더 나은 삶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드니 브룩스는 컴퓨터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합리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100년 이상은 인간 수준의 지적 컴퓨터가 나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100년 후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는 “질문을 컴퓨터/로봇이 세상을 어떻게 바꿔나가게 될 것인지로 단순화하면 베이비붐 세대는 20년 안에 로봇기기들을 집 안에 두고 로봇의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답변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 중엔, 여전히 불멸의 삶을 얻지 못할 커즈와일도 있을 것이라고 비꼬듯 덧붙였다. [%%IMAGE14%%] 인간을 뛰어넘는 컴퓨터가 올 미래가 두려운가 마지막 세번째 질문은 “컴퓨터가 인간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지능을 갖게 될 미래가 두려운가?”였다. 미드 교수는 “기술이 진보할 때마다 사람들은 세상의 종말이 올 것으로 예측했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며 “오늘날의 세상은 100년 전 세상보다 모두에게 훨씬 나은 세상”이라는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기술은 세상의 번영을 촉진해온 유일한 힘”이라며 “기술은 언제나 선과 악 양쪽에서 모두 이용해 왔지만 100년을 돌아보면 선이 큰 차이로 악을 이겨왔다”고 덧붙였다. 핸슨은 지금 이 순간 변화에 두려움을 갖지 않는 사람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블랫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 로봇 시장이 진화해 갈 것이기 때문에 두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커즈와일은 인류는 인공지능과 결합해 위험을 피하고 최적의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트롬은 인공지능에 대한 통제 문제를 우려했다. 브룩스는 전혀 두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미래의 우리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향후 100년 동안 세상은 진화해 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미래를 상상할 수 없으니 불안해 할 근거도 없다는 것이다. 마커스는 불안하다고 했다. 그러나 그 불안은 기계가 너무 똑똑해질 경우에 대한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은 힘을 가질 경우에 대해서다. 예컨대 당신의 아이큐가 무엇이든 당신 미국 대통령이 되는 경우를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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