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11.21 13:47
수정 : 2013.11.25 15:37
일본 가수 KOKIA의 ‘사랑하고 있으니까’
꾸밈 없는 간결함에 공감의 울림 더 커
가을에 KOKIA의 노래 ‘사랑하고 있으니까’(愛しているから ;아이시테 이루카라-1998년 데뷔곡)를 듣는 것은 뭐랄까 가슴 깊숙이 아려오는 시린 행운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알베르 카뮈의 하늘에서 그랬던 것처럼 계절의 한가운데 떠있던 태양이 여름의 빛을 잃어갈 때, 왠지 모를 상실감으로 텅 빈 가슴 속에 그녀의 애틋한 노래를 채우는 일은 눈물이 나도록 아름다운 감정의 경험이니까요.
눈물로 눈물을 씻어내듯, 이루지 못한 사랑의 슬픔과 아무런 상관없는 아픔들마저 씻어내 주는 그 눈물방울의 따스함. 헛되고 또 헛됨을 알지만 그 지극히 짧은 순간에 담긴 아름다움이 품은 우주의 무게에 어쩔 수 없이 마음을 홀리게 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E17cuC51Fn4
사랑하고 있으니까 (노래 코드는 일본어의 한글 발음 가사를 기준으로 자리를 맞췄습니다. 가사 출처 http://www.uta-net.com/movie/77404/ , 번역과 코드 따기 김형찬 )
어찌 보면 평범하디 평범한 이웃집 소녀 같기도 한 이 목소리는 그러나 그 꾸미지 않은 진정성과 순수함 덕에 그 울림이 더 큽니다.
좋은 음악들이 그렇듯 들으면 들을수록, 듣고 또 들을 때마다 달라지는 감정의 주파수들이 그녀의 목소리에는 담겨 있습니다.
그녀의 다른 노래
를 들으면 공명의 크기는 다른 형태와 색깔로 더더욱 커집니다.
완전히 다른 목소리로 완전한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죠.
https://www.youtube.com/watch?v=1APCZalfVSo
그게 가능한 이유는 KOKIA가 성악과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싱어송라이터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KOKIA라는 이름이 AKIKO라는 일본 이름을 역순으로 해서 만들어진 것처럼, 위에서 언급한 두 곡에서의 목소리들은 저 멀리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들의 것 같습니다. 전혀 다른 목소리로 노래한다는 것, 이 쉽지 않은 일이 가능한 것은 아마도 그녀가 음악과 예술에 조예가 깊은 조부모님 슬하에서 자라 3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켜고 피아노로 작곡을 하는 등 천재성을 지녔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녀의 노래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것은 그녀의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http://www.kokia.com)에도 쓰여 있듯, 아마도 간결함 하나로 가슴 속에 오래도록 남는 그녀 노래 속의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지극히 추상적이어서 손으로 잡을 수는 없지만, 희망 또한 처음엔 희망이란 이름 그 자체의 추상성에서 시작되는 것이기에, 그녀가 사랑과 평화라 발음하는 것만으로도, 그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조금씩 더 나아지게 되는 것이겠지, 하는 소망을 마음속에 품게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KOKIA는 한국의 이효리처럼 개를 너무나 사랑해서 사육사 자격증도 따고, 개만을 위해 방음 다다미방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동물을 그토록 사랑하는 그녀가 사랑과 평화를 노래하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KOKIA가 부른 C키의 노래를 조옮김 도우미 앱을 통해 남자인 제 목소리에 맞는 A키로 바꿔 불러봅니다.
노래를 부르며 또 하늘을 바라보며 별들 너머 드넓게 펼쳐진 우주의 한쪽 끝자락에 눈길을 보내 봅니다
그리고 우주 탄생의 씨앗인 힉스 입자가 다른 입자들에게 질량을 뿌려주듯, 사랑과 평화를 노래하는 음악이,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언젠가 혹은 지금도 모르고 있는 사이 사람들 가슴속 사랑과 평화의 입자에 질량을 심어줄 것이라는 믿음을, 정녕 부질없는 것일지라도 가슴속 한쪽 깊이 새겨 간직해 봅니다.
이 노래에서도 중간에 C에서 C#으로 키가 바뀌는 데요, C키로 따놓은 반복되는 코드들을 그대로, 이 조옮김 도우미 앱(앱스토어 무료 앱)을 통해 C#로 바꾸어 쓰실 수 있습니다.
다른 코드 악보들도 자기의 음 높이에 안 맞을 경우, 이 앱을 통해 키를 바꿔서 그에 맞춰 바꿔진 코드들로 반주를 하면 됩니다.
물론 코드 공부를 조금만 하면 다 알 수 있는 것들이지만, 그것도 조금 귀찮게 느껴질 땐 이 앱을 사용해서 키를 바꾸고 그에 따라 코드들을 바꾸시면 반주할 때 편하게 쓰실 수 있을 겁니다.
김형찬기자 c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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