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0.16 18:11
수정 : 2014.10.16 18:11
김동률, 나윤권, 하동균, 리화 등 마음의 비타민
|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재일동포 4세 리화 http://natalie.mu/music/pp/rihwa, 리화의 ‘약속’ 동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ai211mduZeo
|
발라드의 계절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발라드의 왕자 김동률을 비롯하여 나윤권, 하동균, 더 클래식 등이 돌아와 대중들의 감수성을 단풍처럼 붉게 물들이거나 물들여 갈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간혹 가을이 되면 왜 발라드가 이렇게 사람 감성을 자극하게 되는 것일까 불쑥 궁금증이 들기도 합니다.
과학적으로 보면 가을엔 일조량이 줄고 그에 따라 사람의 호르몬 분비도 달라지게 된다고 합니다. 행복감을 느끼게 하고 기분을 활달하게 만드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는 줄어들고 잠과 관련된 멜라토닌 분비는 늘어난다고 하죠. 그런 호르몬 영향에 따라 생체리듬도 느려지는데 그 리듬과 비교적 비슷한 리듬을 가진 발라드 노래가 우리의 귀는 물론 가슴 속으로도 쏙쏙 들어와 심금을 울리게 된다는 겁니다.
햇빛이 아무래도 여름철보다 약해지면 체내에서 비타민 D의 생성이 덜 되고, 비타민 D가 덜 만들어지면 그에 따라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도 줄어 기분이 울적해지는 등 흔히 ‘가을 탄다’고 하는 증상이 생깁니다. 저 같은 경우 발라드 음악을 들으면서 울적한 감정을 아예 극한까지 치닫게 하여 카타르시스를 느낀 뒤 훌훌 털어버리는 식으로 가을에 올라탔다가 ‘하차’하곤 합니다.
하지만 어떤 분들은 매우 심각할 정도로 가을에 우을증 증상을 호소하기도 하죠.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저명한 신경외과 학자 안드레스 로자노 교수에 따르면 사람의 뇌에는 슬픔을 느끼는 부위가 별도로 존재한다고 합니다.
위의 PET 영상에서 Cg25라고 표기된 빨간색 부분이 바로 그 부위입니다. 뇌의 Cg25 부위가 빨간색으로 뜨겁게 활성화 되어 사람으로 하여금 극도의 슬픔과 우울함을 느끼게 하고 있는 상태를 찍은 영상입니다.
로자노 교수팀은 이 Cg25 부위에 전극을 놓아 3개월, 6개월에 걸쳐 꾸준한 자극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위의 그림에서처럼 과도하게 활성화 되었던 Cg25 부위가 정상적인 파란색 상태로 회복되면서 환자들의 우울증도 크게 나아졌다고 합니다.
여기에 더해 핀란드의 지베스킬래 대학(university of jyvaskyla) 연구팀은 신경외과나 심리학적인 치료와 함께 음악치료 요법을 병행하면 짧은 기간만이라도 우울증을 완화 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죠. 어차피 우울증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음악을 통한 자기 표현으로 병든 마음을 달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래의 동영상은 제가 요즘 가을 우울증을 살짝 앓으면서 듣고 있는 리화(Ruwha)의 발라드곡 ‘약속’입니다. 리화는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1989년생의 재일동포 4세로 2009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싱어송라이터입니다. 본명은 박리화로 한국 이름을 그대로 예명으로 쓰고 있습니다. 가을이라 그런가 왠지 그 사실만으로도 뭔가 가슴 속 깊숙이 찾아오는 아련하고 애틋한 느낌을 숨길 수가 없군요.
김형찬기자 chan@hani.co.kr
김형찬의 앱으로 여는 음악세상 http://plug.hani.co.kr/appsong/1959514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