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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뚱 작가의 웹툰 <육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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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위근우의 웹툰 내비게이터
<이장본색>과 <육갑>의 지뚱 작가
혹자는 전혀 다른 층위의 개그 센스들을 안일하게 뭉뚱그린다는 이유로 ‘병맛’ 코드라는 개념에 의문을 제기하지만, <키드갱> 유의 정통 개그 만화와 다른 수많은 개그 웹툰의 정서를 표현하기에 이보다 좋은 표현은 아직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가끔은 다른 미덕이 명확한 작품이 ‘병맛’이라는 말에 가려질 땐 조금 아쉽기도 한데, 다음에서 <이장본색>을 연재하고, 최근 <육갑>이라는 신작으로 돌아온 지뚱 작가를 볼 때 특히 그렇다. 다음은 강풀, 네이버는 조석이라는 과거의 분류가 이젠 완전히 들어맞진 않아도 여전히 개그 만화가 강세인 네이버에 대항할 다음의 ‘약 빤’ 만화로 평가받지만, 사실 지뚱 작가의 작품은 ‘병맛’보다는 오히려 소년만화에 훨씬 더 기울어 있다.
물론 마을 이장이 되기 위해 ‘농력’이라는 초능력을 개발하고, 스승이 발사한 농력을 흡수하려 몸을 던졌다가 오리처럼 변하기도 하는 <이장본색>의 설정과 에피소드들은 황당하게 웃기고, 극도로 청력이 민감해져 고통스러워하다가 라면을 후루룩거리는 소리를 들을 때만 귀가 평온해지는 <육갑>의 캐릭터도 범상치 않다. 지뚱 작가의 개그 센스는 분명 ‘병맛’ 중에서도 손에 꼽힐 수준이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이런 독특한 설정이 다분히 <원피스>나 <헌터×헌터> 같은 능력자물의 그것에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가령 <이장본색>의 ‘농력’은 일종의 기와 비슷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가시화되고 응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헌터×헌터>의 ‘넨’ 개념과 흡사하며, 정체불명의 방에 납치되었다가 각각 육감의 하나씩이 극도로 발달하는 <육갑>의 인물들은 <원피스>의 악마의 열매를 먹은 신체능력자를 닮았다. 무엇보다 농사의 기초도 모르던 도시 남자 최고봉이 최고의 농력 능력자인 ‘초농력인’으로 성장하며 이장에 도전하는 과정은 <드래곤볼>의 서사와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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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근우 매거진 <아이즈> 취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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