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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홀릭> 후반부 졸업식 장면. ‘신쌤’을 보내고 우린 더 발전한 만화가 신의철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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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위근우의 ‘웹툰 내비게이터’
<스쿨홀릭>, <인형의 기사>, <사이드킥>의 신의철 작가
때로는 손에 쥔 걸 버려야 새로이 쥘 수 있는 것이 있다. 최근 네이버에서 <사이드킥>을 연재하는 신의철 작가를 보며 드는 생각이다. 중학교 미술 교사로서 경험한 것들과 상상력을 결합한 학원 개그 만화 <스쿨홀릭>으로 웹툰 플랫폼에 합류한 그는 본명보다 만화 속 본인 캐릭터인 ‘신쌤’으로 더 잘 알려졌다. 2012년 말, 7년여 동안 연재한 <스쿨홀릭>을 완결하고 스토리작가로서 19금 액션 누아르인 <인형의 기사>를 연재했을 때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던 건 그 때문이다. 헤어지기에 <스쿨홀릭>은 너무 커다란 무형의 자산이었고, 만화가로서의 다음 행보를 내디디기에 <인형의 기사>는 너무 모험적이었다. 그리고 1년이 조금 지난 지금 그는 히어로 액션 만화 <사이드킥>으로 액션 장르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그가 학원 액션 만화 장르의 초히트작인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을 그린 이명진 작가의 문하생이자 원래 에스에프(SF)나 판타지 장르를 그리고 싶었다는 걸 떠올리면 이것은 변신보단 오히려 긴 우회에 가깝다. 백팔십도 바뀐 장르와 그림체를 보고 있노라면 그동안 얼마나 칼을 갈았는지 느껴질 정도다. <스쿨홀릭>에 전념하기 위해 교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그만두고, 만화가로서의 새 도전을 위해 분신이나 다름없는 작품을 완결하고, 어색하지 않은 액션 만화를 그리기 위해 작화를 한층 끌어올린 승부수의 순간순간에는 모두 날이 바짝 서 있다. 심지어 중간에 잠시 방향을 잃고 방황했던 <내일은 웹툰>에서는 바뀐 작품 분위기에 맞춰 그림체를 바꾼 뒤 새 시즌을 연재하기도 했다. <사이드킥>이 <스쿨홀릭>보다 나은 작품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도, 그간의 과정을 신의철 작가의 입장으로 재구성한다면 발전이라 말해도 과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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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근우 매거진 <아이즈> 취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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