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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3.15 20:18 수정 : 2013.07.15 16:16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윤이나의 윤이나는 프로

시즌1 때는 묵묵하게 패턴을 그리던 남용섭을, 가장 최근이었던 시즌4 때는 미션마다 ‘쉽게 이기던’ 이지승을 응원했다. 하지만 나의 응원에는 슬픈 전설이 있다. 오디션과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며 응원하는 출연자는 언제나 준우승을 한다는 것.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도 정작 이름이 불리지 않는 건 ‘미’가 아닌 ‘선’인 법, 우승을 주관하는 여신의 옷자락만 만지고 떠나야 했던 그들에게 한번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 그 궁금증을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소라의 포옹을 받으며 런웨이 뒤로 떠나간 과거의 출연자들을 모아 다시 경쟁하게 하는 형식으로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이하 <프런코>·사진)가 돌아왔다.

윤이나 티브이평론가
이들에게 주어진 첫 미션은 탈락했거나 최저점을 받았던 과거의 미션을 다시 수행하라는 내용이었다. 우승은 못했지만 <프런코> 출연을 발판 삼아 다양한 분야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디자이너들에게 실패를 복기하라는 주문은 잔인한 면이 있다. 그 의상이 멀리는 4년, 가까이는 1년 전 그들의 현실이다. 이 재도전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유행처럼 남발된 패자부활전과 다른 이유는 그 시차에 있다. 첫 미션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명신의 의상에는 탈락 후의 시간이 담겨 있었다. 4년 전과 동일한 미션에 “지금의 나라면”이라는 상상력과 <프런코> 출연 이후에도 디자이너로서 쌓아온 실력이 더해지자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쳐다보기조차 싫은 과거의 실패를 스스로 극복하는 동시에, 탈락 후 자신의 삶에서 이루어나간 꿈을 증명해 보라는 미션이었던 셈이다. 탈락자 없이 출연 디자이너들의 오늘을 확인하게 하는 데 이보다 더 나은 미션은 찾기 어렵다. 새로운 시즌을 이어갈 동력을 찾지 못한 재활용 프로그램에 머무를 수도 있었던 위험을 넘어선 <프런코>의 저력이며, 패션계에 뒤지지 않게 냉정한 방송계에서 살아남은 지난 4년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출연자들을 위해서라도 특정 디자이너를 응원하는 일은 자제하려 하지만, 프로그램을 두고 봤을 때는 응원의 박수를 기꺼이 보낼 만한 진보다.

윤이나 티브이평론가

▶ 추천합니다: 멘토의 자리를 정석원 디자이너에게 넘겨준 간호섭 교수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추천합니다. 중간 점검 때마다 나긋나긋한 말투라 더욱 따끔하게 느껴지는 지적으로 출연자들을 두렵게 했지만, 탈락자에게는 늘 “이제 시작이니까”라고 따뜻하게 격려해 주던 간호섭 교수. <에스엔엘(SNL) 코리아>에서 <프런코> 패러디 코너 게스트를 어떤가요? 동시간대 프로그램이라 착각 효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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