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3.22 19:38
수정 : 2013.07.1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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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엔엘(SNL)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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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윤이나의 윤이나는 프로
에스엔엘(SNL) 코리아
<티브이엔> 토 밤 11시
4회 게스트였던 유세윤의 오프닝 인사가 마무리되자, 무대 위에 있던 크루들을 필두로 방청객까지 하나 되어 외치기 시작했다. “개코! 개코!” 평소와 같았다면 그저 재미있는 개인기 하나를 보여 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하지만 유세윤은 얼마 전 개코원숭이 개인기를 “그만 시켜” 달라는 말을 에스엔에스(SNS)에 남겼다가 사과를 하는 일을 겪은 터였다. 그런 상황에서 다시 해당 개인기를 보여주는 것은 재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고 보는 이들은 두 배로 웃을 수 있다.
<에스엔엘(SNL) 코리아>(이하 에스엔엘)는 아는 만큼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호스트의 과거 출연작이나 패러디 되고 있는 프로그램, 광고를 더 많이 알수록, 출연자와 관련된 이야기나 문화를 더 많이 기억할수록, 더 많은 웃음의 포인트를 찾아낼 수 있다. 호스트가 기꺼이 망가짐을 선택할 때 더 많은 웃음을 줄 수 있다는 공식이 <에스엔엘>에서만큼은 불변의 법칙과 같기에, 출연자들이 자신을 풍자와 패러디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다.
첫 호스트였던 최민수는 영화 <홀리데이> 속 모습으로 나타났고, 이문식은 조연으로만 기억되는 자신을 적극적으로 캐릭터화했다.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는 신동엽은 이영돈 피디를 패러디한 이엉돈 피디라는 캐릭터로, 자신의 과거사까지 웃음의 소재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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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나 티브이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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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이 이영자와 함께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패러디 한 ‘그 겨울, 바람이 분단다’는 생방송, 19금, 콩트라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가장 완벽하게 들어 있는 패러디였다. 물론 그 드라마를 보지 않는 사람도 콩트를 보며 웃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장면을 보았다면, 분명히 더 크게 웃을 수 있다.
그래서 어쩌면 <에스엔엘>은 그동안 대중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온 세대에게 더 흥미로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들이 대개 19살 이상인 것은 물론이다. 보다 보면 알게 되고 알면 더 보이나니, 그때 본 것은 전에 본 것보다 웃길 게 틀림없다.
윤이나 티브이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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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합니다: <티브이엔>(tvN)의 <코미디 빅리그>에서 ‘샘’ 유세윤 없이 겨우 버텨나가고 있는 ‘옹달’의 두 멤버 장동민, 유상무 섭외를 추천합니다. 유세윤이 프로그램의 역사에 길이 남을 무대를 선보이고 간 지금이야말로 두 친구가 자기 패러디를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혹시 아나요.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최선의 무대를 보여준다면 앞으로 ‘옹달’을 검색했을 때 “‘용달’로 검색하시겠습니까?”가 함께 뜨지 않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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