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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3.22 19:25 수정 : 2013.07.15 16:15

도담학교 김준희 교장. 〈한겨레TV〉 정주용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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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TV <생활다큐> ‘도담학교 삐삐 샘과 학생들’
www.hanitv.com

“어디삼? 이제 출발? 한 30분 걸리겠네.”

도담학교의 등교시간은 낮 12시다. 그마저도 학생들 맘대로다. 이 학교에서 기다리는 것은 학생이 아니라 교사들이다. 학생들이 늦었다고 화를 내거나 빨리 오라고 재촉하는 일은 없다. 교사는 그저 “오는 아이들에게 잘해주려고 해요. 오늘 안 오면 내일 오겠지, 아니면 모레…. 기다리면 되지요”라며 웃을 뿐이다.

도담학교는 ‘탈학교’ 학생들이 다니는 작은 대안학교다. 도담은 ‘어린아이가 탈 없이 잘 놀며 자라는 모양’을 뜻하는 우리말 ‘도담도담’에서 따왔다. 학생 8명을 자원봉사 교사 2명과 월급 교사 1명이 가르친다. 교사도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의 한 가정집을 개조해 쓴다.

도담 학생들은 일반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막다른 골목에서 도담학교를 택했다. 학생들은 “일방적으로 규정을 지키고 따라야 하는 학교에서 압박감이 컸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지금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날아다니는 기분”(최혜인)을 느끼며, “학교가 좋아서 방학이 싫다”(전혜선)고 할 만큼 학교생활이 즐겁다.

무엇이 아이들을 춤추게 했을까? 도담학교 김준희(45) 교장은 기다림과 ‘절대 돼’를 입에 달고 산다. 만화 작가인 김 교장은 밤에는 만화를 그리고, 낮에 도담학교에서 자원봉사를 한다. 지난 3년간 2만원짜리 도서상품권을 선물받은 게 전부였지만, 아이들과 노는 재미에 푹 빠졌다. 학생들도 김 교장을 ‘삐삐 샘’이라고 부르며 따른다. 두 갈래로 머리를 땋아 올린 모습이 영락없이 만화 주인공 삐삐와 닮았다. 학생들은 “그냥 다 기다려주고 받아주고 하니까”라고 친근감을 표시한다.

김 교장은 도담학교를 ‘기다려주는 학교’라고 말한다. “여기 오면 안 되는 것이 없어요. 기다리면 아이들이 돌아오고 거의 다 이뤄져요. 어른들이 조금 더 기다려주면 될 텐데 너무 조급하게 아이들을 다그치기 때문에 문제가 일어나는 거예요.”

믿고 기다리면 돌아오는 아이들, 비단 이 작은 학교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일까? 도담학교의 작은 기적이 세상 사람들에게 묻는다. 영상은 <한겨레TV> 누리집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

박종찬 <한겨레TV>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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