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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06 20:52 수정 : 2006.08.06 20:52

김병수 논설위원

아침햇발

내년 대통령 선거 때 유력 후보 진영에는 전보다 더 많은 사람이 기웃거릴 듯하다. 눈에 잘 들면 힘있는 자리에 돌아가며 기용될 테고, 좀 밀려도 기관장 자리쯤은 기대해 볼 수 있을 터이다. ‘베팅’ 한번 잘해 된다면 해볼 만하다. 참여정부가 물꼬를 더 터놓았다.

‘코드’ 인사니 낙하산 인사니 하며 참여정부 인사를 둘러싼 갈등이 꼬리를 문다. 노무현 대통령은 “코드가 나쁘다, 낙하산이 나쁘다고만 얘기할 수 없다”며 “낙하산도 성공한 케이스가 있다”고 했다 한다. 수구언론이 하듯 말꼬리 잡고 싶지는 않지만, 문제있는 말이다. 때로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게 코드 인사나 낙하산 인사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제대로 일할 수 있는지가 큰 기준이어야 한다. 피터 드러커는 사람을 쓸 때 가장 먼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부터 살펴야 한다고 했다.

선거 승리자가 관직 임용권을 갖는 엽관제 아래선 정치적 신조와 정당 관계를 임용 기준으로 삼게 된다. 이게 코드 인사라면 정도 차이일 뿐 어느 나라에나 있다. 필요성도 있다. 뜻이 맞아야 일할 수 있다는 말도 일리 있고, 새 인물 임용이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모든 게 그렇듯 지나치면 폐해도 크다. 정실이 겹치면 더 고약하다.

코드 인사 뒤에 숨어 있는 정실주의가 더 큰 문제다. 인력 풀이 제한되고 필연적으로 돌려막기 인사가 나타난다. 정실주의가 엽관제와 혼용되나, 정실주의에선 인사권자와의 친소관계나 개인적 신임을 기준으로 인선이 된다는 점에서 엽관제와 다르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청와대 쪽은 “대통령과 정치 이념, 정책 성향을 같이하는 사람을 쓰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돌아가며 핵심 보직에 기용되는 이들은 권력 측근뿐이다. 보는 쪽에는 당연히 정실 인사로 비친다. 거기에 들지 못한 이들의 불만은 높다. ‘자기네끼리 다 해먹는다’는 냉소가 나올 만도 하다.

백번 양보해 정책 방향을 공유해야 하는 주요 각료는 그렇다 치더라도, 정실 인사가 공공부문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건 변명이 되지 않는다. 각종 선거 낙마자가 각료나 정부 산하 기관장으로 돌아오는 일이 다반사다. 선거 등에서 도움 준 사람을 경력과 전혀 관계없는 공기업 등의 고위 임원으로 내보내는 일도 만연하다. 임원 한번 돼보려고 애써온 해당 기관 직원들에겐 허탈한 일이다. 과거에도 그러지 않았냐고 하지만 더 심해졌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참여정부는 관료 출신이 산하기관 고위직을 독식해선 안 된다며 이들을 몰아냈다. 그런데 그 자리를 정치인이나 당료, 정권 핵심 인물 측근이 대거 차지했다. 부사장급 대우를 받는 감사직은 자리 봐주기 직책으로 전락한 듯하다. 인사 반발엔 적임자라며 억지부린다. 지연과 학연 챙기기 인사도 만만찮다. 최근 한 공기업에선 사장이 지목한 임원 승진 후보자를 제치고 정권 실세의 대학 동문이 승진하기도 했다. 적어도 직원들이 보기에 사장은 더는 실세가 아니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니 제대로 된 인사마저 곱지 않게 비친다. 국민도 짜증난다. 다음 정권도 따라 하고 줄대기가 더 심해지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훌륭한 군왕은 인재를 널리 찾아 쓰고 나라가 어지러울 땐 탕평책을 썼다. 중국 춘추시대 제 환공은, 정적이며 자신을 죽이려고까지 한 관중을 끌어안아 패권을 이뤘다. 환공처럼은 아니어도 민심을 읽고 능력있는 사람을 기용하는 ‘용인술’은 어느 시대 지도자나 갖춰야 할 덕목이다. 참여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바닥을 기는 데는 ‘그들만의 인사’ 탓도 크다.

김병수 논설위원 byung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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