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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10.04 09:49 수정 : 2013.10.08 09:48

강병융 소설 <9화>



구속

나는 국토종주를 마치고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 길 여행 패스포트를 들고 경찰서로 찾아갔다. 슬픈 표정의 경찰들은 기다렸다는 듯 나를 잡아 수사를 시작했고, 텔레비전과 신문에서는 매일매일 내 이야기가 나왔다. 난 괜찮았다. 어차피 텔레비전과 신문은 거짓말투성이니까 사람들은 믿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를 욕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은 나에게 ‘인간’도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역시 괜찮았다. 어차피 세상엔 인간 같은 인간은 많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쳤다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남편과 아빠와 자식을 잃고 미치지 않고 사는 것도 이상한 것 아닐까?

결국, 나는 대한민국 동물보호법에 따라 감옥에 가게 되었다. 대한민국에서는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 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 특히 포유류 등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면 안 된다고 한다.

물론, 쥐는 고통을 느끼는 신경 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이고, 난 꽤 잔인한 방법으로 쥐를 죽여 버렸다. 하지만 아쉽게도 법원은 그 쥐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아직 사람을 죽인 쥐에 대한 법이 대한민국에 없는 까닭이다.




(이상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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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강병융의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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