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임석규 정치부장
|
[편집국 에서] 임석규
안철수의 진정성은 이제 믿음의 영역에 들어가 있다. 사람들은 그의 진정성을 믿는 쪽과 의심하면서도 믿어주는 쪽과 믿지 않는 쪽으로 나뉜다. 그는 자신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고 한다. 다른 의도를 숨기거나 복선을 깔지 않는다는 것이다. 출마 뜻을 슬몃슬몃 내비치며 강연과 재산 기부, 책 출간, 방송 출연의 적확한 타이밍을 포착해 지지율을 관리했다고 치면 그야말로 ‘신의 계산’이다. 그런 건 아닐 것이다. 그의 진정성을 믿어주고 싶다. 그렇다고 기획의 기미가 없는 건 아니다. 그가 지난 4월 총선에 앞서 ‘앵그리버드 동영상’을 선보이며 투표 참여를 호소했을 때, 기획과 홍보, 이벤트에 능하다고 생각했다. 그의 행보엔 8할의 진정성에 2할쯤의 기획이 섞여 있는 것 아닐까. 기획이 있으면 또 어떤가. 정치에서 진정성 그 자체는 허무한 것이다. 선한 정치 의도가 악한 결과를 낳는 경우도 많다. 진정성과 관련된 또다른 논점은 안철수의 권력의지다. 그의 권력의지가 약하다고들 한다.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약해 보이지만 매우 강한 권력의지를 지닌 사람이 안철수다. 그는 이름에 대한 집착이 남다르다. 연구소는 ‘안철수연구소’였고, 재단은 ‘안철수재단’이며, 책은 ‘안철수의 생각’이다. 그는 명예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살았고, ‘크로마뇽인의 벽화처럼, 세상에 흔적을 남기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이름에 대한 집착, 흔적에 대한 욕구, 명예에 대한 열망으로 똘똘 뭉친 자아를 지닌 사람이다. 이런 유형의 인물은 성취욕과 내적 신념, 목적 의지가 무척 강하다. 정치를 한다면 누구보다 강한 권력의지를 내뿜을 사람이다.
|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출연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가 23일 방송됐다. 에스비에스 제공
|


기사공유하기